대한유화와 이순규 회장 개인회사 사이의 내부거래가 지난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유화와 이순규 회장 개인회사 사이의 내부거래가 지난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올해부터 중견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가운데, 내부거래 논란이 끊이지 않던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일부 중견기업들이 문제 해소에 나선 것과 달리, 내부거래 규모 및 비중이 오히려 더 커졌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중견기업 조사 첫 타깃이 된 KPX그룹에 이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유화 내부거래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것은 KPIC코포레이션(케이피아이씨코포레이션)이다.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이 지분 93.35%, 그의 부인이 6.65%를 보유하고 있는 오너일가 개인회사인데, 대한유화로부터 사들인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구조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소위 ‘통행세’ 논란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문제는 대한유화와 KPIC코포레이션의 내부거래 규모 및 비중이 더욱 확대됐다는 점이다. 2017년 1조1,471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KPIC코포레이션은 1조1,240억원의 매출원가 중 8,523억원을 대한유화로부터 사들였다. 매출원가에서 대한유화와의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75%였다.

지난해에는 1조4,918억원으로 매출이 대폭 증가했다. 이와 함께 대한유화와의 거래규모도 급증했다. 1조4,683억원의 매출원가 중 대한유화로부터 매입한 규모가 1조3,568억원에 달했다. 단순히 규모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비중도 92%로 크게 높아졌다.

KPIC코포레이션과 대한유화의 이 같은 행보는 올해부터 중견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다. 과거 내부거래 지적을 받아온 상당수 중견기업들이 문제 해소에 나서고 있는 것과도 대비되는 행보다.

공정위는 최근 KPX그룹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중견기업 감시 강화 방침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KPX그룹의 내부거래 구조가 대한유화와 흡사하다는 점, 그리고 같은 화학업계라는 점에서 자칫 대한유화가 공정위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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