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상고심을 앞두고 판사 출신 변호인단을 추가로 선임하며 법리 다툼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 뉴시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상고심을 앞두고 판사 출신 변호인단을 추가로 선임하며 법리 다툼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법정구속된 지 3개월이 지났다. 항소심 재판부의 예상치 못한 실형 선고로 충격에 빠졌던 그는 최근에서야 전력을 보강하며 상고심 대비에 들어갔다. 사실상 총력전과 다름없다. 마지막 재판인 만큼 판결을 뒤집지 못하면 성범죄자로 낙인이 찍힌 채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 물론 무죄 판결을 받게 되더라도 정치 재개 가능성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체면은 살릴 수 있다.

◇ 거물급 변호사 추가 선임… 법리적 대응 집중 

안희정 전 지사의 절박한 심정은 변호인단 추가 선임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간 법률대리인을 맡아온 이장주 변호사와 법무법인 대륙아주, 법무법인 영진 이외에도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태평양에게 상고심 변론을 맡겼다. 이로써 송우철(사법연수원 16기)·김성수(24기)·고경남(34기)·박현성(39기)·황지영(40기) 등 5명의 변호사가 변호인단에 합류했다. 박현성 변호사를 제외한 다른 4명은 모두 판사 재직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전 지사는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이유서를 통해 항소심 재판부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잘못된 판단으로 “1심 무죄 결과를 함부로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안희정 전 지사는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이유서를 통해 항소심 재판부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잘못된 판단으로 “1심 무죄 결과를 함부로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 뉴시스

상고심은 송우철 변호사가 중심이 돼 변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3년 법복을 벗기 전까지 약 23년 동안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선임·수석재판연구관 등 법원 내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변호인단을 이끈 사람이 바로 송우철 변호사다. 거물급 변호사의 등장은 피고인의 적극적인 방어권 행사를 예상하게 한다.

실제 안희정 전 지사의 각오도 남다르다. 지난 3월 대법원에 제출한 상고이유서가 총 76페이지에 달한다. 요지는 하나다. 항소심 재판부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안희정 전 지사 측은 “피해자 진술은 일관성이 결여돼 있고 합리성도 없으며 그와 배치되는 많은 객관적인 정황과 자료가 존재하고 다른 증인들의 진술과도 정면으로 배치돼 높은 증명력을 갖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안희정 전 지사 측의 요구는 원고 측이 주장하는 성폭행·성추행 사건을 개별이 아닌 유기적·종합적인 평가를 해달라는 것이다. 7개월에 걸쳐 사건이 발생한데다 “첫 관계 시 합의가 있었고, 그 후 자연스럽게 성적으로 접촉을 했다”는 게 안희정 전 지사의 주장이다.

앞서 안희정 전 지사는 수행비서를 지낸 김지은 씨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 등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상태다.

상고심 첫 재판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상고심 재판부 주심 변경으로 일정이 더 지체된 모양이다. 당초 권순일 대법관이 안희정 전 지사의 상고심 주심을 맡았지만 당사자의 요청 하에 김상환 대법관으로 교체됐다. 권순일 대법관은 충남 논산 출신으로, 대전지법과 대전고법에서 근무할 당시 충남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내 안희정 전 지사와 ‘안면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상고심 결과는 오는 9월 구속기한 전에는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안희정 전 지사는 안양교도소 독거실에서 수감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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