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사명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변경하며 3세 경영 및 그룹 쇄신에 나섰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재계 35위 한국타이어가 지난 8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주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또한 베터리 계열사 아트라스비엑스는 ‘한국아트라스비엑스’, 엠케이테크놀로지는 ‘한국프리시전웍스’, 프론티어는 ‘한국네트웍스’로 사명이 변경됐다.

기업 브랜드인 ‘한국’의 정체성을 기술 기반의 혁신그룹으로 재정의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한편, 인지도를 넓혀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기 위함이라는 것이 한국타이어 측 설명이다.

◇ 한국타이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새출발

한국타이어의 사명 변경은 3세 경영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명 변경은 조양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범 사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양래 회장이 이사직에서 물러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회장직만 유지한다. 오너 3세 조현식·현범 형제가 각각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이끌 예정이다.

3세경영에 접어들면서 사명을 변경하는 등 쇄신에 나섰지만 당면 과제는 산적해 있다. 부진을 이어온 실적과 더불어 탈세 혐의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7,026억5,059만원, 당기순이익 5,303억8,068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조1,032억2,775만원의 영업이익과 8,790억9,021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데 비해 대폭 하락한 실적이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연결기준 영업이익 1,401억원, 당기순이익 1,0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1%, 28.9% 줄었다.

◇ 3세 경영 신호탄… 실적·검찰수사 ‘암초’

탈세 혐의와 관련한 검찰 수사도 부담스런 대목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는 지난 1월 국세청이 고발한 한국타이어의 탈세 사건을 배당 받아 지난 3월께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한국타이어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벌인 데 이어 범칙조사로 전환해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범칙조사는 통상 조세범 처벌법의 처벌 대상이 되는 탈세, 편법 증여 등의 혐의가 의심될 때 진행된다.

일감몰아주기 논란 또한 지적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2018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타이어와 오너일가 지분 보유 계열사를 사익편취 대상으로 지정했고, 경제개혁연구소는 지난 3월 ‘사익편취 회사를 통한 지배주주일가의 부의 증식 보고서’에서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의 사익편취액을 274억원, 그룹 기준 사익편취액을 490억원으로 추산했다. 검찰 또한 해당 부분을 살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는 사명 변경과 더불어 그룹 차원의 중장기적 미션 수행과 다양한 부분에서의 혁신을 일궈내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그룹 전체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간판까지 바꿔 단 한국타이어가 실적 부진과 당국 수사라는 암초를 넘어 ‘3세 시대’ 연착륙에 성공할 지 재계 이목이 쏠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