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7월 입찰 공고” 매각 본격화
인수 후보군 손사래에 흥행 먹구름… ‘연내 매각’ 불가능 우려도

아시아나항공의 연내 매각 여부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아시아나항공을 품을 새 주인에 대한 윤곽이 오는 7월 드러날 전망이다. 하지만 인수후보로 거론된 기업들이 대부분 발을 빼거나 인수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매각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연내 매각이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 높은 부채·인수자금이 관건… ‘빨라지는 계산’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세훈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은 지난 13일 열린 기업구조조정 제도 점검 태스크포스(TF) 출범식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입찰 공고까지는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이르면 7월에 아시아나항공 매각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공식화할 당시 국내 2위의 대형항공사가 매물로 나온 점에 재계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인수 후보에 이목이 쏠렸다. SK·CJ·롯데·신세계 등 대기업들과 이미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과 호반건설, SM그룹 등 중견기업까지 인수 후보로 오르내렸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을 제외한 유일한 대형항공사라는 점에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여겨지는 듯 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 등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6조원의 부채 규모와 3조원의 차입금을 떠안고 있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포함한 2조5,000억원 가량의 인수 자금 등으로 시장 매력도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일고 있다.

현재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에 대한 비용은 최소 1조5,000억원 가량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에어부산·에어서울·아시아나IDT를 통합 매각하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인수 자금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6조원의 부채 규모에, 차입금 3조원 중 1조2,000억원 가량은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이라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인지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대기업들이 하나 둘씩 손사래를 치고 있다. SK·한화·CJ 등 기업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고, 호반건설 또한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여기에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도 지난 9일 롯데케미칼 미국 루이지애나 공장 준공식 현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100%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 관망으로 가격 낮추기?… 연내 매각 ‘미지수’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규모와 차입금이 재계 기업들이 감당하지 못할 규모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후보로 거론된 기업들의 지난해 기준 자산규모는 SK그룹 123조원, 롯데그룹 116조원, 한화그룹 61조원, 신세계그룹 34조원, CJ그룹 28조원이다.

이 때문에 인수 후보들이 아시아나항공의 가치가 떨어지기를 관망하고 있다는 시선도 있다. 매각이 장기화될 경우 주가가 하락해 인수가가 낮아질 것이라는 풀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망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항공산업이 국가기간산업인 만큼 정권 특혜 시비에 휘말릴수도 있다는 우려도 업계 전반에 퍼져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내 매각이 가능할지 미지수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과 교수는 “인수과정에서의 특혜 논란과 수익성을 모두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선뜻 인수자로 나서 정권 특혜 시비에 얽히고 싶은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알짜배기’ 노선이 이미 확보돼 있고, 사업성도 모두 갖추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입찰공고와 실사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현재 인수 의사가 있더라도 선뜻 나설 인수자는 없을 것”이라며 “수익성과 시점,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이러한 관망 추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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