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인식 없애려 앞다퉈 사회환원 노력 동참
3N 자사 특징 살린 공헌 사업으로 아낌없는 지원나서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질병 등록 논의를 앞두고 게임사들의 사회공헌활동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기 위해 업계가 기부금을 대폭 늘리는 등 앞다퉈 사회환원 노력에 동참하고 있어서다. 

◇ 게임업계, 사회공헌 활동 ‘적극’… 기부금만 수백억원

23일 업계에 따르면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를 필두로 한 게임사들의 사회공헌 관련 누적 지출 비용은 그간 수백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최근 3년(2016~2018년)간 기부금 총액을 보면 각각 65억8,740만원, 216억7,605만원이다. 

엔씨의 경우 2016년 25억4,076만원에서 이듬해 30억6,079만원으로 지난해에는 160억7,450만원까지 대폭 늘렸다. 별도 재무재표 기준 영업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0.80%에서 2017년 0.50%로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2.36%로 5배가량 뛰었다. 

넷마블도 2016년 7억4,140만원에서 2017년 36억186만원, 지난해에는 22억4,414만원의 기부금을 집행했다. 금액만 보면 지난해 줄어든 것 같지만 영업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되레 늘었다. 2016년 0.73%에서 2.15%로, 2018년에는 3.74%에 달한다. 특히 넷마블의 경우 별도 재무재표 기준 영업익이 2017년 1,678억8,730만원에서 지난해 600억1,172만원으로 크게 줄어든 가운데서도 기부금은 늘려 사회공헌을 향한 의지를 내보였다. 

넥슨코리아는 2017년 17억5,205만원에서 지난해 36억6,544만원으로 기부금을 대폭 늘렸다. 일본 도쿄증시에 상장돼 있어 정확한 기부금을 추정하긴 힘드나 창사이래 굵직한 기부내역만 해도 600억원에 달한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전자의 2017년(개별기준) 기부금이 2,504억6,500만원, 지난해  2,500억3,300만원으로 영업익의 각각 0.71%, 0.57%만을 납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한 수치다. 

국내 게임기업들의 사회공헌 비용과 사업 규모는 다른 산업과 비교해 매출 내 비중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콘텐츠 사업의 특성과 함께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기 위해서 업계가 앞다퉈 사회환원 노력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 3N, 자사 특징 살린 공헌 사업 ‘눈에 띄네’

/ 넥슨문화재단
2016년 4월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개원식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는 모습. / 넥슨재단

맏형 격인 넥슨은 규모에 답게 통큰 사회공헌 활동을 집행하고 있다. 넥슨의 사회공헌 활동은 지난해 2월 출범한 ‘넥슨 재단’을 통해 이뤄진다. 넥슨재단은 NXC, 넥슨코리아 등 넥슨 컴퍼니를 구성하는 주요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해왔던 다양한 사업들을 통합적으로 운영·관리한다. 또한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신규사업들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2016년 서울 마포구에 건립된 어린이재활병원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은 넥슨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꼽힌다. 넥슨은 2013년부터 푸르메재단과 협약을 체결하고 2014년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 조성에 2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쾌척했다. 병원에는 아동 재활 외에도 장애인직업재활센터, 장애인체육시설, 어린이도서관 등이 갖춰져있다. 

재활병원 설립 이전인 지난 2005년부터 진행해온 ‘작은책방’ 활동도 눈여겨 볼만하다. 넥슨은 통영시 풍화분교에 ‘넥슨 작은책방 1호점’ 개설을 시작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작은책방’은 국내를 넘어 해외 저개발국가로 뻗어나가며 119호점까지 늘어났으며, 누적 제공 도서도 약 10만권에 달한다. 

이외에도 넥슨컴퓨터박물관 건립비와 운영비에 약 250억원, 그 외 넥슨 청소년 프로그래밍 챌린지(NYPC)와 작은책방 등 다양한 기부 캠페인에 약 130억원을 사용했다.

/ 넷마블 문화재단
넷마블게임소통교육 가족캠프 참가가족이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 / 넷마블문화재단

넷마블은 지난해 1월 그간의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고도화하고 전문화하고자 넷마블문화재단을 설립·운영해오고 있다. 넷마블문화재단은 설립 후 ‘건강한 게임문화의 가치 확대’는 물론 ‘미래 창의 인재 양성’, ‘나눔 문화 확산’ 등을 위해 다양한 공익사업과 진정성 있고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들을 적극 개발하고 펼쳐 나가고 있다.

우선 ‘장애 없는 게임 세상을 꿈꾸다’라는 타이틀로 특수학교 내 ‘게임문화체험관’을 적극 운영해 나가고 있다. ‘게임문화체험관’은 넷마블이 올해로 12년째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7월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국경진학교에 32번째 체험관을 개관했다. 

게임을 통해 장애학생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전국장애학생 e페스티벌’도 2009년 이래 꾸준히 주최해 오고 있다. 해당 페스티벌은 게임을 통한 장애아동들의 ‘온라인 올림픽’으로 불릴 만큼 넷마블문화재단의 대표 프로그램이자 장애학생들이 사회와 소통하는 창구로 자리잡았다.  

또한 지난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게임아카데미’도 넷마블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이를 통해 미래 게임 인재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제 게임개발 과정 교육을 제공하고, 차세대 게임 산업 리더로의 성장도 적극 지원한다. 

이 밖에도 임직원들이 직접 바자회, 명절나눔경매 등을 통해 나눔을 실현하고, 임직원으로 구성된 ‘넷마블봉사단’으로 봉사활동에 나서는 지역 사회 나눔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 시사위크
애플앱스토어에 등록돼있는 엔씨소프트의  ‘나의 AAC’ 앱 갈무리/ 시사위크

엔씨는 2012년 창립 15주년을 기념해 엔씨문화재단을 설립, ‘사회적 약자 지원’과 ‘우리 사회의 질적 도약’이라는 큰 방향을 두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 ‘나의 AAC(보완대체의사소통)’가 대표적이다. ‘나의 AAC’는 2014년을 시작으로 엔씨가 꾸준히 개발·배포해오고 있는 공익 소프트웨어다. AAC는 지적장애, 자폐 등 발달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국내 최대 특수교사 커뮤니티 사이트 ‘세티넷’도 엔씨의 작품이다. ‘세티넷’은 누적 회원 4만3,000여명, 연간 활동 회원 1만9,000여명, 일 평균 방문자 3,000~4,000명의 국내 최대 특수교사 커뮤니티였다. 기존 사이트 개발사의 폐업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던 세티넷을 엔씨가 전면 개편해 오픈했다. 현재는 특수교육 관계자들이 직접 맡아 운영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 ▲ 장애 편견을 깨는 어린이 그린책 ‘동구관찰’을 출간 ▲ 아동양육시설 ‘송도가정’ 및 ‘소년의집’ 지원 ▲ MIT 과학특별프로그램 제공 ▲ 스페셜올림픽 세계하계대회 한국대표팀 인터넷미디어 부문 공식 후원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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