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신용등급 하락세에도 고배당 기조 여전
최대주주 김장연 회장,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 눈길

삼화페인트공업이 실적 부진 속에 신용등급 또한 하향 조정됐다.
삼화페인트공업이 실적 부진 속에 신용등급 또한 하향 조정됐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삼화페인트공업이 실적 및 신용등급에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도 고배당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김장연 삼화페인트공업 회장은 회사가 올린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수익을 거두게 됐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5,24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4,800억원대 매출액을 기록한 2016년과 2017년에 비해 증가한 수치이자, 2014년 5,267억원 이후 최대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삼화페인트공업은 2013년 434억원, 2014년 4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으나 2015년 316억원, 2016년 188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급기야 2017년엔 영업이익이 87억원까지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78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마찬가지다. 2014년 355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247억원, 2016년 137억원, 2017년 19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아예 8억원에 그치며 10억원도 넘기지 못했다.

이 같은 극심한 수익성 악화는 신용등급 하락을 불렀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1일 삼화페인트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영업수익성 저하와 경쟁 심화 등에 따라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김장연 삼화페인트공업 회장은 지난해 10억원이 넘는 배당금과 연봉을 수령했다. /삼화페인트 홈페이지
김장연 삼화페인트공업 회장은 지난해 10억원이 넘는 배당금과 연봉을 수령했다. /삼화페인트 홈페이지

하지만 이처럼 뚜렷한 실적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삼화페인트공업은 지난해 역시 ‘고배당’ 기조를 이어갔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주당 125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배당금 총액이 28억6,100만원으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을 한참 웃돈다. 연결 기준 현금배당성향이 376.94%에 달할 정도다. 수익성 하락과 함께 배당금 총액도 눈에 띄게 감소하긴 했으나, 현금배당성향은 치솟았다.

이처럼 실적과 엇박자를 낸 배당은 최대주주인 김장연 회장에게 쏠쏠한 현금을 안겨줬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받은 배당금만 10억2,8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장연 회장은 지난해 보수로 총 9억9,000만원을 수령했다. 모두 삼화페인트공업이 올린 당기순이익보다 많다.

한국신용평가의 박소영 수석애널리스트는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 감소, 원재료 및 고정비 증가 등으로 영업수익성이 저해됐고,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라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배당금 지급, 자기주식 취득 등 주주친화적인 재무정책 역시 차입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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