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김정은 위원장에게 성과를 보고하는 김영철 부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캡쳐.
올해 1월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김정은 위원장에게 성과를 보고하는 김영철 부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캡쳐.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문화예술행사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김영철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지난달 31일 김영철 숙청설 보도가 나온지 이틀 만의 일이다. 결과적으로 우리측 숙청설 보도에 건재함을 과시한 모양새가 됐다.

3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인민군 군인가족예술조소경연에 당선된 군부대들의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은 리설주 여사와 관람석에서 함께 공연을 지켜봤다.

또한 이 자리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했으며 리만건, 박광호, 리수용, 김평해, 최휘, 안정수, 박태덕, 박태성, 김영철, 김수길, 김기남 등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이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근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대신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건재하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숙청을 당했다는 국내 언론의 보도는 설득력을 잃게 됐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에서 내려오는 등 권한을 일정부분 상실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고위 간부라도 근신 성격의 짧은 노역형을 받는 것이 북한에서는 꽤 있는 일이기 때문에 김 부위원장의 노역형 처분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하노이 노딜의) 최고책임자가 1~2개월 정도 노동교화형이라는 것을 하고 왔을 것이다. 1~3개월 노동현장에 가서 일하는 것은 보통이고, 하지 않은 사람은 최근 물러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밖에 없다”며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일단 가서 근신하고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부위원장 라인의 실각이 앞으로의 북미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리용호와 최선희 쪽으로 라인이 바뀐 것 같다. 김영철은 군인 출신이기 때문에 외교관들끼리의 문법이 잘 안 통해 (미국이) 불편해 했다고 한다”며 “희망대로 됐으니 미국이 이제 회담에 나올 수 있는 준비를 해야 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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