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현욱 기자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하태경 최고위원의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발언을 두고 징계 절차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 당 지도부 간 설전이 오고 갔다. 당 최고위원 5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은 손학규 대표에게 송태호 윤리위원장의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3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 윤리위원장은 손 대표에 대한 사안마다 편파적으로 판결해 윤리위의 생명인 공정성과 독립성, 중립성을 훼손했다”며 “유승민 전 대표를 향해 ‘꼭두각시들을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가라’고 막말한 이찬열 의원에겐 면죄부를 줬다. 차이가 있다면 하 최고위원은 당 대표를 비판, 이 의원은 당 대표의 최측근인 점이다”고 했다.

하 최고위원은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네 차례나 사과를 했다”며 “그렇게까지 사과를 해도 마무리가 안 되고 징계까지 하려는 것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제거하고 최고위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고 했다.

권 최고위원은 송 윤리위원장이 손 대표의 최측근인 점을 지적했다. “손 대표는 동아시아 미래재단의 상임고문이고 송 원장과 이  의원은 같은 재단의 이사장,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며 "손 대표와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이 윤리위원장이기에 제 식구 편들기로 볼 수 밖에 없다. 이언주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손 대표에게 '찌질하다'는 한마디를 했다가 제명이 됐는데 이찬열 의원은 더 심한 말을 하고도 징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이 제출한 송 원장의 불신임 요구서에 대해 검토해 볼 예정이다”며 “다만 송 원장과 나의 관계가 가깝다는 것에 잘못된 점이 있었다면 송 원장을 임명할 당시에 문제를 제기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윤리위의 하 최고위원 징계 결정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지 않겠다. 윤리위는 독자적이고 공정하다고 생각하기에 내가 논평을 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오 원내대표는 이에 “송 원장이 임명 될 당시에는 이런 일이 없었으니까 문제 제기를 안 한 것이다. 이제 와서 손 대표가 윤리위를 꼭두각시처럼 이용하니까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인데  임명될 당시에는 왜 아무 말이 없었냐고 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독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되어 있는 윤리위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