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의 자회사로서 드라마 기획 및 제작을 맡고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연매출 절반이 그룹 일감을 통해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스튜디오드래곤 홈페이지 갈무리
CJ ENM의 자회사로서 드라마 기획 및 제작을 맡고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연매출 절반이 그룹 일감을 통해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스튜디오드래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강력한 일감 몰아주기 개선 의지에 따라 재벌들의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로 주목받고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의 그룹 일감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사업 내부거래율 70% ‘껑충’

CJ ENM의 자회사로서 드라마 기획 및 제작을 하고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의 내부거래가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한 해 전체 매출의 절반을 그룹 일감을 통해 얻고 있었는데, 특히 국내 사업의 모기업 의존도는 매년 상승해 지난해 70%를 넘어섰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내부거래 비중은 해마다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스튜디오드래곤은 전년 대비 매출이 43% 신장된 호실적을 거뒀는데, 여기엔 그룹의 든든한 지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3,652억원의 연매출 중 절반에 해당하는 1,807억원이 그룹 일감에서 나왔다. 북미와 홍콩, 터키 등 해외사업의 대부분은 자체 사업으로 꾸려나가고 있었지만, 국내사업의 성과는 그룹 계열사의 존재가 컸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2,545억원의 매출 중 70%에 해당하는 1,785억원이 계열회사 일감에서 창출됐다.

매출 증대의 1등 공신은 단연 모기업인 CJ ENM(1,782억)이었다. 구체적으로 CJ 오쇼핑(1,074억)과 CJ E&M(708억)이 각각 매출에 기여했다. CJ ENM은 지난해 7월 두 회사가 합병해 탄생한 신설 법인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의 내부거래 비중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건 ‘터널’, ‘비밀의 숲’ 등을 제작한 2017년을 기점으로 한다. CJ E&M의 드라마 사업부가 물적분할 해 법인이 설립된 지 2년째 접어든 당해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23%p 뛰면서 순식간에 그룹 의존도가 껑충 뛰었다. 2016년 연매출의 25% 정도만을 그룹 계열사에서 얻던 스튜디오드래곤의 내부거래 비중이 48%로 급등했다.

역시나 CJ E&M을 중심으로 한 국내 계열사들의 지원사격이 큰 힘이 됐다. CJ E&M을 위시한 CJ헬스케어(2018년 콜마에 매각)와 CJ푸드빌은 물론 연결대상 종속기업인 문화창고, 화앤담픽쳐스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면서 1,371억원 수준이던 연매출이 2,557억원으로 불어났다.

스튜디오드래곤의 높아진 내부거래 비중은 그룹 전체 내부거래율을 높이는데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대신지배구조연구소가 발표한 'CJ그룹 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3년 연속 낮아진 CJ그룹 내부거래율은 2017년 반등세로 돌아섰다. 15.6%이던 내부거래율이 14.0%까지 내려가다가 14.6%로 오름세를 탔다.

내부거래액이 연간 200억원을 넘고 연 매출액의 12%를 넘지만 코스닥 상장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총수일가 지분은 30%에 미달해 사익편취 대상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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