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은이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정지소·이정은·최우식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정은이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정지소·이정은·최우식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이정은은 정말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사람이 할 연기냐’고 할 정도였다.

배우 송강호가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속 이정은의 활약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정은이 그야말로 ‘미친’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코미디면 코미디, 스릴러면 스릴러 무엇 하나 빠짐없이 완벽 소화하며 관객들의 혼을 제대로 빼놨다. ‘기생충’을 본 관객이라면 송강호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네 번째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던 ‘기생충’은 지난달 30일 개봉한 뒤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 자리에 오른 뒤 지난 3일까지 총 374만9,36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기생충’의 가장 큰 장점은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는 것이다. 누구 하나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히 극에 녹아들어 완벽한 시너지를 뿜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수훈선수를 꼽자면, 단연 박사장네 입주 가사도우미 문광 역을 소화한 이정은이다.

극중 이정은은 오랫동안 터줏대감처럼 박사장네 집에서 일해 온 입주가정부 문광을 연기했다. 가사 노동 전반에 서툰 사모님 연교(조여정 분)가 가사에 대해 전적으로 믿고 의지할 정도로 노련한 전문가다. 이정은은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중반 이후부터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장르가 변주되는데, 그 중심에 이정은이 있다.

‘기생충’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도 이정은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송강호는 “재능이 출중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최근 <시사위크>와 만난 송강호는 30년 전 이정은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대학교 시절 내가 속해있던 극단과 이정은이 속해있던 극단이 친했다”면서 “그때 아주 작은 여자아이(이정은)가 선배들 심부름도 하고 열심히 극단 생활을 했다”고 회상했다.

송강호는 “(이정은이) 드라마와 영화는 조금 늦게 시작한 것이고, 연극 무대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배우”라고 말했다. “재능과 재주가 아주 탁월하다”며 “정말 좋아하는 후배이고 아주 출중한 배우다”라고 칭찬했다.

송강호와 이정은은 영화 ‘변호인’(2013)과 ‘택시운전사’(2017)에서도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송강호는 당시 이정은의 완벽한 사투리 연기에 얽힌 일화를 공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그는 “‘변호인’때 한 장면을 함께 찍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정은이 사투리 연기를 너무 잘해서 촬영이 다 끝나고 ‘정은아, 부산 집이 어디랬지?’라고 아는 척을 했는데 ‘저 서울이에요’라고 하더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송강호는 “내가 들었던 사투리 연기 중 가장 완벽했다”고 칭찬했다.

또 송강호는 “얼마 전 영화 ‘말모이’를 봤는데, 거기에서 이정은이 제주도 방언을 하지 않나”라더니 “후일담을 들었는데, 제주도 분들이 (이정은 사투리가) 가장 완벽하다고 하더라”며 전해 웃음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송강호는 “정말 환장한다. (이정은이) 그런 친구”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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