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조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총리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조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북한이 조문사절을 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이희호 여사가 북한에 조문을 간 전례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매우 크게 보고 있다. 일부 외신에서는 북한이 이미 조문사절을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12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이희호 여사의 장례식에 조문단을 파견하기로 했다”며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급 인물을 파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대화 재개와 관련한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점쳤다.

북한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국내 전문가들도 북한이 조문사절을 보낼 것이라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 여사가 김정일 위원장 사망 때 북한을 방문해서 조문을 했다. 이때 한국 최초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 사실이 있다”며 “동양 미덕에 관혼상제가 있으면 와야 된다. 올 것이다, 이렇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여러 가지 정세나 상황으로 봐서는 올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북한이 우리보다 (예법을) 좀 더 잘 지킨다. 문상을 안 오면 3년 원수가 되고, 3년 원수도 문상 오면 용서해 주고 그런다는데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문사절로는 김영철 부위원장을 유력하게 봤다. 김여정 부위원장 역시 물망에 오르지만 북한 내부사정상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세현 전 장관은 “별일이 없다면 김영철 부위원장이 와야 되는데 다시 복권이 됐다고 하나 서열이 좀 밀려났다. 그것 때문에 결정에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면서 “(김여정이 온다면) 제일 좋다. 그런데 하노이 정상 회담 후에 일종의 징계 절차를 아직도 밟고 있는 거 같다”고 추측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여사의 부고 소식은 11일 개성공단 남북공동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전달됐다. 장례식이 14일로 예정된 만큼, 늦어도 오늘 중으로 조문여부에 대한 북한의 답변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그간 진척이 어려웠던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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