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함께 웃고 있다. 이날 홍문종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서 탈당 선언을 한 후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함께 '신공화당'을 만들기로 발표했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문종(오른쪽)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함께 웃고 있다. 이날 홍문종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서 탈당 선언을 한 후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함께 '신공화당'을 만들기로 발표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원진 대표와 함께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추인됐다. 홍 의원은 이번 주 안으로 조 대표와 ‘신공화당’ 창당 준비에 돌입하고 한국당 탈당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박정희 정권 때 여당인 공화당의 이름을 딴 신공화당은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는 애국당 세력을 중심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애국당은 17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홍 의원을 공동대표로 추인했다. 홍 의원은 “(애국당) 바깥에서 애처롭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은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 외 모든 사람들은 뜻을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조 대표나 1호 당원이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함께 하고 있다. 언젠가는 역사에 의해서 다 밝혀질 것이란 의미에서 저희와 같이 하지 못하는 의원들을 가엾게 생각해서 너그럽게 참고 인내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홍 의원의 탈당 후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이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한국당 내에서는 홍 의원의 탈당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친박계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은 홍 의원의 탈당을 만류했고, 탈당설이 거론된 김태흠·이장우·정태옥 의원도 동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반면 실질적인 공천 작업이 시작되는 가을이 되면 한국당 내에서 정치적 입지가 불안한 친박계 의원들이 탈당을 고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상존한다. 한국당 공천룰을 만드는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신상진 의원은 “저희 당의 대통령 탄핵 사태까지 당했고 그 뿌리가 되는 2016년 20대 총선 공천의 많은 후유증을 갖고 있는 당이기 때문에 현역 의원들의 책임이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현역 물갈이’를 예고하기도 했다.

홍 의원이 한국당 집단 탈당 시점으로 10월~연말을 꼽고 있는 것도 총선 공천 국면을 의식한 것이다. 현재로선 당장 친박계 추가 탈당 조짐이 보이진 않지만, 태극기 세력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일부 친박 의원들이 추후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신공화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할 경우) TK(대구·경북) 전역, 충청권 일부, PK(부산·경남) 일부에선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고 (정당투표로) 비례대표가 상당수 당선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20석, 원내교섭단체를 구성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사실상 보수의 분열을 점칠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 한국당-바른미래당 통합·연대 가능성 분출

일각에선 홍 의원의 탈당이 보수 세력 통합의 불을 댕기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관측한다. 보수 진영 분열의 계기가 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가 신공화당 창당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보수 세력이 승리하기 위해선 통합이 절실하고 ‘분열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었는데 오히려 이번 일로 불확실성이 조기에 분출 됐다는 차원에서 보면 나쁘지 않고 오히려 (보수 통합에) 순풍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가장 먼저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탈당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과 바른정당을 창당했던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실정’을 모토로 보수 통합이 진행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은 정치규범이나 정치역사를 봤을 때 누가 뭐래도 문재인 정부 3년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대 문재인 정부를 반대하는 연합의 대결 구도가 되지 않겠느냐. 결국은 국민들이 보시기에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들을 가진 사람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따라 총선 국면에서 한국당이 바른미래당 내 보수세력과 통합 내지 선거연대를 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게 됐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친박 팔이’가 옛날처럼 그렇게 통하지 않을 것이다. 보수가 이번 기회에 박 전 대통령을 넘어야지 다시 감옥에 계신 분을 악용하려는 건 이번에 아마 크게 심판 받을 것”이라고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우파가 한국당을 중심으로 뭉쳐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 함께 뭉쳐야 하고 그 중심이 한국당이 되도록 우리부터 노력해야한다. 분열은 국민들이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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