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코스닥에 입성한 호남 유일의 시멘트 기업 고려시멘트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 고려시멘트 홈페이지 갈무리
2017년 코스닥에 입성한 호남 유일의 시멘트 기업 고려시멘트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 고려시멘트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지난 2017년 기업인수목적회사 NH스팩 3호와 합병된 후 코스닥에 입성한 고려시멘트가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차 주력 사업인 시멘트가 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서 원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레미콘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시멘트‧레미콘 쌍끌이 부진에 ‘허덕’

고려시멘트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 상위 업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호남 지역 유일의 시멘트 회사라는 독특한 이력 덕분에 남다른 주목을 받아온 고려시멘트가 상장 후 뒷걸음치고 있다.

2004년 유진그룹에 이어 2012년 강동그룹에 편입되는 등 굴곡을 겪은 고려시멘트는 점차 업계 주류 업체로 성장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유진기업 장성시멘트 공장을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광양‧광주공장(레미콘)을 잇따라 설립하며 생산 인프라를 갖추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특히 2016년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3호와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며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지역 중견 업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업계 판도에 변화를 일으킬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며 존재감을 키워갔다.

하지만 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된 고려시멘트의 이후 행보는 기대에 못 미친 편이다. 상장 후 매출 규모가 오히려 줄고 있으며 영업익도 곤두박질 치고 있는 현실이다. 2016년 891억원을 기록한 고려시멘트의 매출은 이듬해 877억원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858억원까지 내려갔다. 같은 기간 89억원 규모이던 영업익은 38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전방산업인 건설업이 민간주택부문 등에서 활기를 잃으면서 시멘트 판매가 호조를 보이지 못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17년 시멘트 소비는 5,671만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 남짓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는 5,050만톤을 소비하며 마이너스 성장(10.9%)을 보였다. 실제 고려시멘트 연매출의 80%를 책임지는 시멘트 부문 실적은 700억원 밑으로 하락했다.

2차 사업에서 시멘트 부진을 만회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시원치 않다. 자체 공장 두 곳을 설립하며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레미콘이 덩달아 힘이 빠지며 고려시멘트의 성장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고려시멘트의 레미콘 부문 매출은 최근 3년 사이 14% 감소해 159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회사 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20% 밑으로 내려갔다.

판매가 줄다보니 자연스레 공장도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레미콘을 담당하는 광주공장의 가동률은 지난해 58.5%에 그쳤다. 광양공장은 2017년 7월 특수 관계자인 고려레미콘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함하고 임대 전환 된 상태다. 이 또한 레미콘 수요와 공급 능력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내릴 수 있었던 결정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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