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겐다즈가 잦은 이물질 논란과 일본산 녹차 사용으로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입을 담당하는 한국하겐다즈가 사회공헌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하겐다즈 녹차맛 아이스크림 제품 / 하겐다즈
하겐다즈가 잦은 이물질 논란과 일본산 녹차 사용으로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입을 담당하는 한국하겐다즈가 사회공헌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하겐다즈 녹차맛 아이스크림 제품 / 하겐다즈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하겐다즈가 잦은 이물질 논란과 일본산 녹차 사용으로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입을 담당하는 한국하겐다즈가 사회공헌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한국하겐다즈의 지난해 기부금은 ‘0원’으로, 광고선전비에 수십억원을 쏟아붓는 것과 비교된다. 별도의 사회공헌 활동도 거의 없다. 돈벌이에만 급급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 광고선전비로만 40억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어디로     

전자공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하겐다즈는 지난해(회계연도 2017년 6월 1일~2018년 5월 31일) 약 5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508억원) 대비 5% 오른 규모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6억원, 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해마다 수십억원대의 이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성장세에 비해 사회공헌에는 인색한 모습이다.

한국하겐다즈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이 회사는 기부금을 단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다. 최근 3년간 기부금 규모를 살펴보면 △2016년 405만원 △2017년 134만4,060원 △2018년 0원이다. 기부금 규모는 매년 급격하게 줄고 있고, 심지어 지난해에는 0원을 기록했다. 기부금을 집행했던 2016년과 2017년도에도 당기순이익 대비 각각 0.08%, 0.02% 수준에 불과하다.  

광고선전비로 한 해 수십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점과도 비교된다. 한국하겐다즈는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약 40억원을 썼다. 지난해 순이익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전년에는 31억6,000여만원을 광고선전비로 사용했고, 그 규모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물론 기부금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기부활동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평가하는 요인 중 하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이에 따라 사회공헌활동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하겐다즈의 ‘기부금 0원’은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반면 주주들에 대한 배당 인심은 후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총 46억원의 배당금을 집행했다. 당기순이익에 맞먹는 규모다. 전년에는 52억원이 배당금으로 쓰였다.

문제는 배당금이 대부분 오너 일가 주머니로 향한다는 점이다. 한국하겐다즈의 주요 주주는 Haagen-Dazs Nederland N.V. 50% △백종근 회장 26.56% △백순석 대표 23.44%다. 백종근 회장 일가가 배당금의 절반을 챙기는 구조인 셈이다. 오너가의 배를 불리는 데 급급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편 하겐다즈는 잇단 이물질로 수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3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제품에서 비닐이 검출됐는가 하면, 같은해 7월 애벌레가 발견된 데 이어 철사까지 검출되면서 소비자 신뢰 추락은 물론 품질관리에 직격탄을 맞으며 곤욕을 치렀다.

최근엔 국내에 수입되는 하겐다즈 녹차아이스크림에 사용되는 원재료(녹차)가 일본산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수입되는 녹차 아이스크림에 사용되는 ‘녹차분말(matcha)’이 과거 세슘이 검출된 시즈오카산(産)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 하겐다즈 국내시장 유통을 맡고 있는 한국하겐다즈 측은 앞서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산 녹차를 쓰지만 안전하다”면서도 “내부규정”이라는 이유로 녹차의 정확한 원산지(재배지) 공개는 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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