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경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통신3사가 ‘5G 품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어서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5G 경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통신3사가 ‘5G 품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어서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5G 경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통신3사가 ‘5G 품질’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각각의 통신 품질이 타사 대비 월등하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 시작은 ‘LG유플러스’

‘5G 품질’을 놓고 통신3사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시작은 LG유플러스였다. 지난 24일 일부 신문에 ‘애드버토리얼(기사형 광고)’ 형태로 내놓은 자료가 화근이 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서울 25개구 내 186곳에서 통신3사의 5G 평균 속도 값을 비교했다. 해당 조사는 스마트폰 속도측정 애플리케이션(앱) 벤치비로 진행됐다. 그 결과, 181곳에서 LG유플러스의 5G 품질이 타사 대비 우수한 것으로 집계됐다는 것이 LG유플러스의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해당 조사에서 평균 480Mbps(초당 메가비트)의 속도를 기록, 경쟁사(348Mbps, 323Mbps)보다 빨랐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이번 결과가 네트워크 구축 속도와 최적화 등으로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5G 속도 측정 결과에 SK텔레콤과 KT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수진 기자
LG유플러스의 5G 속도 측정 결과에 SK텔레콤과 KT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수진 기자

◇ 통신3사, 5G 품질논쟁 ‘후끈’

그러나 SK텔레콤과 KT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양사는 지난 26일 기자설명회를 개최, LG유플러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 회사가 같은 날 간담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KT는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김영인 KT 네트워크전략담당 상무는 이날 오후 3시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는 조사에서 LG전자의 ‘V50 씽큐’를 사용했다”며 “국내 5G 가입자 비율을 따지자면 갤럭시S10 구매자가 8, V50 씽큐 구매자가 2 수준이다. 그런데 V50 씽큐만 가지고 조사를 한 것은 너무 치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영인 상무는 “기사를 접하고 우리도 벤치비로 테스트를 했다”며 “갤럭시S10으로 속도를 측정해보니 3사의 차이가 근소했다. LG유플러스의 V50 씽큐에서는 그들의 속도가 가장 높게 나왔을지 모르겠지만 갤럭시S10의 경우 모든 장소에서 LG유플러스가 최하위였다. 5G 가입자 10명 중 8명이 사용하는 갤럭시S10에서 나온 결과”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류정환 SK텔레콤 5GX인프라그룹장은 같은 날 오후 5시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기자실에서 “잘못된 내용이 그대로 전파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우리는 LG유플러스의 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어떻게 나온 것인지 세부 데이터를 봐야할 것 같다. 우리가 우리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 벤치비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류정환 5GX인프라그룹장은 “LG유플러스의 결과는 공신력이 없다”며 “말도 안 된다. 품질을 높이기 위한 고민은 3사 모두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3사가 같이 합의해 5G 품질을 측정할 수도 있다. 그런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보겠다”고 덧붙였다. 

◇ 근거는 ‘자체 조사’… 누구 말 믿나

이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조사의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한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고 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벤치비 조사의 특징이다. 

KT는 이번 조사가 5G의 특성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동성에 대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아 이번 조사를 통해 5G 품질을 결론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용자가 이동하면서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기지국과 기지국간 통신을 연결하는 기술인 ‘핸드오버’에 대한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동하면서 품질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해 핸드오버에 대한 품질까지 평가해야 제대로 된 5G 품질 평가라는 것이다.  또한, 특정한 장소에서 측정한 품질을 놓고 그 반경의 전반적인 품질을 설명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SK텔레콤 역시 품질을 바라보는 기준은 다양하다는 입장이다. 스트리밍 끊김 여부, 딜레이 여부, 속도 등 다양한 부분이 제대로 제공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체감품질 역시 장비, 기지국 준공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이동, 고정 등 측정 방식에 따라 값이 매번 바뀐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의 주장은 하나다. 3사 모두 자사 품질이 타사 대비 우월하다는 것이다. 다만, 어느 한쪽의 말을 신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3사 모두 각사의 자체 조사를 통해 내놓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품질 논란 자체가 황당하다는 지적이다. 3사 모두 품질 면에서 우수하지 못한 탓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고객이 체감하는 품질이 정답”이라며 “오랜 기간 체감하면서 느껴질 것이라 생각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3사의 품질을 비교, 선택하고 싶겠지만 과도기적 시기에 진행되는 품질 조사는 한계가 있다. 1등을 놓쳐본 적 없는 우리 입장에서는 믿고 찾아와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SK텔레콤 역시 품질을 바라보는 기준은 다양하다는 입장이다. /최수진 기자
SK텔레콤 역시 품질을 바라보는 기준은 다양하다는 입장이다. /최수진 기자

◇ 경쟁 심화될 것… 올해 ‘정부 품질 평가’ 없다

이들의 5G 품질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LG유플러스는 27일 SK텔레콤과 KT의 간담회에 대해 재반박, ‘통신3사의 5G 속도품질 공개검증’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LG유플러스는 “우리가 압도적인 속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사 결과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100만이상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앱을 사용했고 △최근 출시 단말을 사용하기 위해 V50 씽큐를 선정했으며 △임의로 주변의 속도를 높이는 등의 행위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의 속도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공개 검증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정부 차원의 품질 조사가 진행되지 않는 것도 경쟁이 이어지는 원인으로 보인다. 정부가 올해 통신3사의 5G 품질에 대한 비교조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통신3사의 5G 커버리지 구축 상황 등이 조사를 진행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5G 가입자 비중이 전체 통신 가입자의 일정 비율을 넘겨야 하는 만큼 현재 가입자 수도 조사를 진행하기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올해 5G 품질평가 기준 등 구체적 방식을 결정할 계획이며 내년 품질 조사를 진행, 내년 연말에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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