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합병(M&A)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합병(M&A)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미디어 시장의 인수합병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서 CJ헬로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이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IPTV 업체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업체인 CJ헬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알뜰폰을 포함하는 것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 LG유플러스 ‘CJ헬로’ 인수, 경쟁 저해할까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합병(M&A)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M&A 과정에서 CJ헬로의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을 흡수하는 것에 대한 논쟁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가 공정성을 지적하는 탓이다. 

이들이 우려하는 문제는 △독행기업 제거 △시장 위축 △정부 정책 무력화 △타사 사업 활동 제약 초래 등이다. 

독행기업이란 시장 경쟁을 주도해 일정 기간 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했거나 장기간 일정 점유율을 유지하는 기업을 뜻한다. 지난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과 CJ헬로의 인수합병 추진 당시 CJ헬로의 알뜰폰을 독행기업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알뜰폰에 망을 제공하는 통신사가 알뜰폰 1위 사업자를 인수할 경우 통신사를 견제하는 기업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2014년 통신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허용하면서 ‘1통신사 1알뜰폰’ 원칙을 행정지도 했다. 알뜰 활성화와 생태계 선순환 등을 위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승인할 경우 타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무력화시킨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알뜰폰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CJ헬로의 경우 전파사용료 감면, 도매대가 절감 등으로 최근 3년간 220억원의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알뜰폰을 흡수할 경우 정부의 알뜰폰 지원이 LG유플러스로 가는 모순이 발생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경쟁사 행태, ‘이수차천(以手遮天)’”

5일 국회에서 관련 세미나가 열렸다.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에 대한 내용으로, 이날 세미나의 가장 큰 쟁점 여부는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방향성이었다. 특히,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입장은 극명하게 갈렸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CJ헬로를 누가 인수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CJ헬로는 업계에서 상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통신사업자에 흡수되면 알뜰폰의 존재와 기능이 사실상 소멸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LG유플러스 측은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은 “헬로모바일 점유율은 1.2% 수준”이라며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는 것에 이목을 집중시켜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는 독행기업이 아니며 △경쟁제한성은 추정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우선, CJ헬로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 추락했다는 근거를 내세웠다. 실제 CJ헬로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2013년 24%에서 지난해 10% 미만으로 감소했다. 이에 CJ헬로를 독행기업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 2016년 SK텔레콤 사례와 달리 LG유플러스는 통신시장 3위 사업자에 해당, 인수 후 통신시장 점유율도 22%로, 경쟁제한성이 추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와 CJ헬로 알뜰폰 브랜드 ‘헬로모바일’의 합산 점유율은 15%대로, 현재 SK텔레콤, KT가 보유한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과 유사하다는 입장이다. ‘1통신사 1알뜰폰’ 원칙 역시 정부의 행정지도로, 법적 효과가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경쟁사의 태도에는 각각의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인수합병에서 발생하는 시장의 경쟁제한성을 은폐하기 위해, KT는 자사 알뜰폰 가입자 이탈 가능성을 우려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별도의 입장자료를 통해 “경쟁사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이수차천’ 태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며 “미디어 시장의 발전과 건전한 경쟁을 위해 건설적 비판과 제안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처럼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발목잡기와 본질을호도하는 주장은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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