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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회장이 넥슨의 매각을 공식 철회했다./ 사진=이가영기자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김정주 회장이 넥슨의 매각을 공식 철회했다. 표면적으로는 ‘시장 상황 고려’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실제는 15조원에 달하는 몸값이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투자은행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김정주 NXC 대표는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자들에게 매각 철회를 알리는 메일을 보냈다. 넷마블, 카카오 등 입찰 참여 컨소시엄 대표에게는 개별적으로 연락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대표가 본입찰 참가 기업에 보낸 메일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대표는 올해 초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98.64% 전량을 팔기로 결정,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 UBS를 공동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예비 입찰을 진행하는 등 매각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왔다. 

이후 본입찰은 세 차례나 연기돼다 5월 31일 진행됐다. 본입찰에는 카카오와 넷마블, 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MBK파트너스 등 5곳이 참여했다. 

업계는 김정주 대표가 생각한 기업 평가액과 입찰 참여 기업이 제시한 조건이 서로 맞지 않았던 것을 매각 철회 배경으로 꼽고 있다. 매각 규모가 15조원에 달할 것이라 추정된 것과 달리, 인수 후보들이 제시한 가격이 김 대표의 기대를 밑돌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 카카오와 넷마블은 올 1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각각 1억6,334억원, 1조6,159억원에 불과하다. 김 회장이 요구하는 매각가를 맞추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넥슨이 매각 철회 의사를 밝히면서 기업 가치 재정비를 위한 전방위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넥슨은 스웨덴 게임사 엠바크스튜디오를 1,100억원에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등 M&A 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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