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경색 지속시 ‘역불매’ 우려
“상황지켜보겠지만 직접 제재는 어려울 것”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지난 5월 29일부터 일본에 서비스중인  ‘리니지M’.  / 엔씨소프트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일본발 경제 보복의 파장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 진출한 국내 게임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국간 관계 경색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한국게임에 대한 역불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한국의 반도체 핵심소재 등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본 이용자들이 게임 등 한국제품을 대상으로 역불매 운동을 펼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나온다. 

물론 아직까지 일본내 서비스중인 국내 게임의 눈에 띄는 순위 변동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마냥 긴장감을 늦출 수 만은 없다는게 업계 분위기다. 

게임사들의 이 같은 우려는 현재도 진행 중인 중국발 리스크에 기인한 것이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발표에 맞대응 해 경제보복을 펼쳤고, 이를 계기로 국내 게임산업은 직격타를 맞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한령 이전인 2016년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액은 1조2,950억원대로 전체 중화권 수출인 3조5,000억원의 37%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우리나라 게임은 2년 넘게 중국의 문턱에 진입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 조치를 철회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당시 업계는 일여년간의 공백기가 금방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게임에 대해서만은 여전히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하지 않는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상반기 이후 업계 선도업체인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이 신규 중국 수출 계약을 단 한건도 따내지 못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사들은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가 서비스 중인 게임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일본 시장에 연이어 진출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와 ‘리니지2 레볼루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등 국내 게임사의 대표작들이 일본에 정식 출시돼 서비스 중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긴 하지만 반도체 등 다른 산업과 달리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게임 유통과 서비스를 관리하고 있어 제재가 가능하지만, 일본의 경우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글로벌스토어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어 사실상 직접적인 제재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