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현욱 기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이 북한에 불화수소를 밀수출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히며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공개했다.

하 의원은 “최근 일본 일각에서 한국 정부 자료를 인용하면서 ‘한국이 핵무기에 사용되는 불화수소를 북한에 밀수출했을 수 있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가운데 CISTEC이 발표한 자료에서는 오히려 ‘일본이 북한에 불화수소를 밀수출하다가 적발됐다’고 보고해 파장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해야 하며 계속해서 억지주장을 펼치면 오히려 일본이 국제 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라며 “일본은 즉시 부당한 수출 규제를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는 1989년 설립된 기관으로 안보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이슈를 연구·분석하는 일본 유일의 비정부기관이다. 국내 유관 기관으로는 한국무역협회 전략물자정보센터(STIC)가 있다.

하 의원이 CISTEC으로부터 입수해 공개한 <부정수출사건개요>라는 이름의 자료를 살펴보면 일본에서는 1996년부터 2013년까지 약 20년간 30건이 넘는 대북밀수출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북한이 핵개발·생화학무기 생산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가 포함돼 있었다.

또한 이 자료는 “1996년 1월 오사카항에 입항 중인 북한 선박에 불화나트륨 50kg을, 이어서 2월에는 고베에서 입항 중인 북한 선박에 불화수소산 50kg을 각각 수출탁송품으로 선적하여 북한에 불법 수출했다”며 “해당 건은 북한에 긴급 지원쌀을 보내기 위한 북한 선적 화물선을 이용한 부정 수출이었다”고 밝히는 등 일본의 대북 전략물자 밀수출 사례들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일본이 밀수출한 전략물자가 리비아의 핵시설에서 발견됐다는 내용도 밝혀졌다. CISTEC은 “핵무기 개발 또는 제조에 이용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수출이 규제되고 있는 3차원 측정기 2대를 2001년 10월 및 11월 2차례에 걸쳐 경제 산업 대신의 허가를 받지 않고 싱가포르를 경유하여 말레이시아에 부정 수출했다”며 “말레이시아에 수출된 3차원 측정기 2대 중 1대는 재수출됐고 후에 리비아의 핵 개발 관련 시설 내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억측 하나 없이 일본 기관의 자료를 내용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며 ”일본이 계속 감정적인 대응을 하게 되면 오히려 자신들이 고립될 것이다. 일명 ‘뭐 묻은 개가 아무 것도 안 묻은 개 나무란다’는 경우라는 것을 알리고 한국에 대한 부당한 수출규제를 해제하라는 의미에서 공개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