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시장의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자체 OTT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독점 콘텐츠’를 서비스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어서다.
미디어 시장의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자체 OTT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독점 콘텐츠’를 서비스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어서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콘텐츠가 미디어 시장의 권력이 됐다. 최근 관련 기업들은 ‘독점 콘텐츠’를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분위기다. 이 같은 상황에 넷플릭스가 흔들리고 있다. 인기 콘텐츠 확보에 실패한 탓이다. 

◇ 위기의 넷플릭스… 인기작 1·2위 사라진다

넷플릭스의 위기가 시작됐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이 자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출시를 계획하면서 그간 넷플릭스에 제공하던 콘텐츠를 회수하고 있어서다. 이들 업체가경쟁력 확보에 나서면서 미디어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넷플릭스의 인기 콘텐츠 ‘프렌즈(Friends)’가 사라진다. 9일(현지시각) 미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 워너미디어는 오는 2020년 1분기까지 새로운 OTT 서비스 ‘HBO 맥스(Max)’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워너미디어는 “TV 및 스트리밍 시장의 대표 상품인 ‘프렌즈’의 모든 에피소드를 독점으로 스트리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넷플릭스의 또 다른 인기 콘텐츠인 ‘디 오피스(The Office)’도 공급하지 못하게 됐다. 콘텐츠 소유권을 가진 NBC유니버설이 2020년부터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며, 경재력 확보를 위해 넷플릭스에 디 오피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5일 NBC유니버설은 “디 오피스에 대한 독점 스트리밍 권리를 확보했다”며 “NBC 시트콤은 NBC유니버설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2020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자체 개발한 독창적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콘텐츠 권력, 기업 생존 가른다

문제는 워너미디어와 NBC유니버설이 공급을 중단한 콘텐츠가 넷플릭스의 인기 콘텐츠라는 점이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프렌즈(8,000만달러)와 오피스(1억달러)를 공급받는 대가로 총 1억8,000만달러(2,122억원)을 지불하기도 했다. 기존 계약의 3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알려졌다. 

리서치업체 점프샷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의 시청률 1위 콘텐츠는 ‘디 오피스’, 2위는 ‘프렌즈’로 집계된 바 있다. 특히, 해당 콘텐츠들은 각각 200개가 넘는 에피소드로 구성됐지만 지난해 넷플릭스 다시보기 기준 점유율 11.31%를 차지했다.

포브스는 “넷플릭스가 최악의 악몽을 경험하고 있다”며 “영광의 날은 끝났다. 넷플릭스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면 2020년을 걱정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최고의 콘텐츠를 잃고 있다. 점프샷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인기 콘텐츠 상위 50개 중 절반 이상이 다른 회사의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콘텐츠의 중요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판단된다. 콘텐츠가 기업의 경쟁력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의 경우 OTT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상파 3사와 협업을 결정했다. 네이버 역시 OTT 경쟁력을 위해 가수, 배우 등의 독점 라이브 생중계 등에 나서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콘텐츠가 새로운 권력이 되고 있다”며 “대표적 OTT 업체 넷플릭스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투자를 이어 나가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같은 방식으로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아마존은 구체적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막대한 규모로 투자해 ‘반지의 제왕’ IP(지적재산권)를 구매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드라마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이다. 기업의 콘텐츠 확보와 서비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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