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비보를 전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을 통해 조문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 뉴시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비보를 전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을 통해 조문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정치권에 입문할 때부터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MB맨’으로 불렸다. 2002년 서울시장 후보였던 MB의 비서실장을 맡았고, 이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며 MB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청계천 복원 사업을 함께 추진했다. 2004년 17대 초선으로 국회에 입성해선 MB의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 그를 ‘개국공신’, ‘왕의 남자’로 표현하는 이유다. 

하지만 권력 암투는 MB와 멀어지게 했다. 정두언 전 의원은 17대 대선 당시 MB의 경선 캠프와 본선 캠프에서 각각 기획본부장, 전략기획총괄팀장을 지낸 뒤 대통령 인수위 구성과 조각 과정에도 개입하며 권력의 핵심으로 향하는 듯 했으나 MB 집권 직후 ‘권력의 사유화’ 발언, 55인의 파동으로 눈총을 받았다. MB의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이상득 전 부의장은 ‘만사형통’으로 불릴 만큼 MB 정권의 실세로 군림했다. 

이때부터다. 정두언 전 의원과 MB는 불편한 관계가 됐다. 결정적으로 두 사람이 등을 돌리게 된 이유는 MB에 관한 정두언 전 의원의 폭로였다. MB가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다스 관련 수사가 본격화되자 언론 인터뷰를 통해 “MB가 ‘내가 다스를 만들었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밝힌 것. 이후에도 정두언 전 의원은 ‘MB의 저격수’를 자처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MB에겐 직격탄이라 할 수 있었다. MB의 측근들은 정두언 전 의원을 배신자로 평가했다.

두 사람의 화해는 정두언 전 의원의 마지막 가는 길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두언 전 의원의 비보를 전해들은 MB가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을 통해 조문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MB가 직접 빈소를 찾진 않지만 한때 최측근이었던 정두언 전 의원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셈. 정두언 전 의원은 16일 서울 홍은동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인은 오는 1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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