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기조로 레미콘업계가 울상인 모양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건설경기 침체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기조로 건설업계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후방산업이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건설현장에 있어 핵심적 산업으로 꼽히는 레미콘업계의 향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서다.

17일 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진기업·삼표·아주산업 등 레미콘업계는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유진기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308억원으로 전년 1,117억원 대비 소폭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은 265억원으로 전년 857억원 대비 70% 가량 줄었다. 올 1분기 실적 또한 연결기준 영업이익 19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 가량 줄었다. 그룹 계열사 동양은 1분기 연결기준 56억원과 8억원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삼표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483억원을 기록해 전년 1,559억원 대비 70% 가량 줄었고, 2017년 순이익 500억원을 기록한데 비해 지난해에는 3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아주산업 또한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 79억원, 순이익 6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61% 가량 줄었다.

레미콘업계의 부진은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면서 하반기 전망도 밝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업계의 월 평균 국내수주 금액은 2016년과 2017년 13조를 웃돌았지만, 지난해 12조8,773억원으로 하락했고, 올해 5월 기준 11조8,380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업계의 주요 사업인 주택 부문 경기도 얼어붙어가는 모양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7월 전국 입주경기실사지수(HOSI)는 77.7로 기준점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전월 대비 6.6p 상승했지만, 여전히 70선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체감하는 분양 경기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경기의 침체로 레미콘 출하 실적 또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레미콘 출하실적은 1억5,572만㎥로 전년 1억7,429만㎥ 대비 10% 가량 줄었다. 가동률 또한 24.9%로 전년 28.5% 대비 3.6%p 줄었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침체와 부동산 규제 강화에 향후 출하 물량이 더욱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이른바 ‘올스톱’ 될 경우 현장에 물량을 투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레미콘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어려울수록 레미콘사는 물량을 출하시키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며 “건설사가 시공하는 현장에 물량을 공급하는 형태인 만큼 건설사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재건축 현장이 중단된다면 물량을 공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 관계자는 “레미콘은 독자적으로 수요를 창출할 수 없는 구조의 산업”이라며 “분양가상한제로 조합 및 건설사가 수익성이 악화되는 현장의 공사를 중단한다면 자연히 레미콘 출하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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