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를 맞아 극장가에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들이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서는 영화 ‘나랏말싸미’(왼쪽)과 오는 31일 개봉하는 ‘엑시트’ 포스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CJ엔터테인먼트
여름 성수기를 맞아 극장가에 다양한 장르의 한국영화들이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서는 영화 ‘나랏말싸미’(왼쪽)과 오는 31일 개봉하는 ‘엑시트’ 포스터. /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CJ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극장가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여름 성수기,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영화들이 관객 취향 저격에 나선다. 영화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엑시트’(감독 이상근)·‘사자’(감독 김주환)·‘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가 그 주인공. 디즈니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영화가 새로운 흥행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까. 극장가 여름 대전 관전 포인트를 꼽아봤다.

◇ 사극부터 액션, 오컬트까지 ‘장르 맛집’ 다 모였다!

사극부터 액션물, 오컬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가장 먼저 관객을 찾는 영화는 오는 24일 개봉하는 사극 ‘나랏말싸미’다.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는다. ‘나랏말싸미’는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부터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안동 봉정사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 유적지를 한국 영화 최초로 스크린으로 담아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 주자는 오는 31일 개봉하는 재난 액션 영화 ‘엑시트’다.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의 탈출기를 그린다. 유독가스 재난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앞세운 ‘엑시트’는 비장한 분위기의 대부분의 재난 영화와 달리 액션과 코미디를 적절하게 버무려 짜릿하고 유쾌한 재미를 선사한다는 각오다.

영화 ‘사자’(왼쪽)와 ‘봉오동 전투’도 여름 극장가 대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영화 ‘사자’(왼쪽)와 ‘봉오동 전투’도 여름 극장가 대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오컬트 장르인 ‘사자’도 ‘엑시트’와 같은 날 출격한다. ‘사자’는 격투기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렬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다. 과감한 장르적 시도와 강렬한 판타지, 액션의 볼거리까지 더하며 색다른 재미를 예고해 기대를 더한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다룬 액션 드라마 ‘봉오동 전투’는 여름 대전 마지막 주자다. 다음달 7일 개봉하는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다.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대규모 승리를 쟁취한 봉오동 전투를 처음 영화화했다. 그동안 다수의 작품에서 다뤄졌던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뜻 아래 목숨을 걸고 맞서 싸웠던 이름 모를 민초들의 모습을 통해  먹먹한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영화 ‘택시운전사’ 주역들이 적으로 조우한다. /쇼박스
영화 ‘택시운전사’ 주역들이 적으로 조우한다. /쇼박스

◇ 동지에서 적으로 만난 송강호 vs 유해진·류준열

동지에서 적으로 만났다. 2017년 여름을 뜨겁게 달군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송강호와 유해진·류준열이 여름 극장가 대전에서 경쟁자로 조우한다. 송강호는 ‘나랏말싸미’, 유해진과 류준열은 ‘봉오동 전투’로 관객을 찾는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르는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중 송강호는 손님을 태우고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 만섭, 유해진은 정 많은 광주 토박이 택시운전사 황태술을 연기했다. 류준열은 꿈 많은 평범한 광주 대학생 구재식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세 배우의 열연을 앞세운 ‘택시운전사’는 1980년 광주의 생생한 공기를 담아내며 1,2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택시운전사’의 주역 송강호와 유해진, 류준열이 2년 뒤 여름 극장가에서 적으로 만나 이목을 끈다. 송강호는 ‘나랏말싸미’를 통해 애민 정신이 투철한 임금 세종으로 돌아온다. 세종의 이면에 가려져있던 인간적인 모습을 다채롭게 보여줄 예정이다.

(왼쪽부터) ‘나랏말싸미’ 송강호와 ‘봉오동 전투’ 유해진·류진열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쇼박스
(왼쪽부터) ‘나랏말싸미’ 송강호와 ‘봉오동 전투’ 유해진·류진열 스틸컷.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쇼박스

‘택시운전사’에서 ‘차진 케미’를 선보였던 유해진과 류준열은 ‘봉오동 전투’로 다시 만났다. 극중 유해진은 항일대도로 거침없이 일본군을 베는 전설적인 독립군 황해철을 연기하고, 류준열은 비범한 사격 실력과 빠른 발로 독립군을 이끄는 분대장 이장하로 분한다. 독립군 훈련소에서 만나 동고동락하며 자라온 친형제 같은 사이인 해철과 장하로 재회한 유해진과 류준열의 한층 더 진해진 ‘케미’에 관심이 쏠린다.

연기력에 흥행 파워까지 갖춘 세 배우가 여름 극장가 대전에서 어떤 성적을 기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여름 극장가 유일한 여주인공으로 나서는 배우 임윤아의 ‘엑시트’ 캐릭터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여름 극장가 유일한 여주인공으로 나서는 배우 임윤아의 ‘엑시트’ 캐릭터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 여름 극장가 유일한 여배우, ‘엑시트’ 임윤아

국민배우 안성기부터 송강호·유해진·박해일·조정석·류준열·박서준까지, 남배우들이 장악한 여름 극장가에 배우 임윤아가 유일한 여성 주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엑시트’를 통해서다.

임윤아는 2017년 개봉한 영화 ‘공조’(2017)로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치른 뒤 ‘엑시트’로 첫 스크린 주연 자리까지 꿰차며 충무로 기대주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앞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엑시트’ 속 임윤아는 한층 성장한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극중 임윤아는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회사원 의주로 분했다. ‘예쁨’을 내려놓은 임윤아는 코믹 연기부터 강도 높은 액션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특히 그가 연기한 의주가 기존 재난 영화에서 그려왔던 민폐 캐릭터가 아닌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라는 점도 관객의 마음을 흔들 비결로 꼽힌다.

임윤아는 앞서 진행된 ‘엑시트’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여름 대전) 유일한 여배우라는 얘기를 듣고 놀라기도 하고, 기분이 좋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꼬질꼬질하게 분장을 하고 나오지만, 예쁜 의주의 모습을 보여드려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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