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를 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친일’이라는 표현을 주고받으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청와대 회동에서 일본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설치하기로 합의한 초당적 비상협력기구 논의가 공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가 20일 넘어가는 동안 청와대와 여당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은 게 있느냐”며 “반일감정 선동하고 국민 편 가르고 야당을 공격하는 것에만 바빴지 무슨 해결책을 내놓았나. 지금 우리 당이나 국민 가운데 어느 누구도 일본이 잘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잘못된 경제보복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 청와대와 생각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최다 ‘친일파’라고 딱지를 붙이는 게 옳은 태도인가”라고 반문했다.

한국당은 전날(21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한일 갈등을 ‘경제 한일전’이라고 규정하고 한국당을 겨냥해 “한일전에서 ‘백태클’ 행위를 반복하는 것에 대해 준엄히 경고한다. 우리 선수나 비난하고, 심지어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것은 ‘신(新)친일’”이라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정부는 국난 극복 의지가 없다고 보인다. 오로지 총선만 있다. 2년 내내 북한팔이를 하던 정권이 이제는 일본팔이를 한다. 무능과 무책임을 이것으로 덮으려고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최근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휴식을 ‘신방콕’으로 해결한다. 휴가는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 결국 집밖으로 나갈 돈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조어다. 저성장 기조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근로시간 52시간으로 인해 초과 야근수당, 가게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안 쓰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며 “저성장으로 오랫동안 신음했던 일본과 같이 대한민국의 경제현실을 일본화 하는 이 정부야말로 신 친일파가 아닌가 묻고 싶다”고 했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여야의 공방전이 거세지면서 이번 주 실무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던 초당적 비상협력기구 구성이 공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야 5당 사무총장은 이번 주 중 비상협력기구의 형태, 참여하는 구성원, 활동 시기와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상황이다. 다만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결의안, 추가경정예산안 협상 등 변수가 여전한 데다가 여야의 감정싸움까지 더해져 진통이 예상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