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항소심 공판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이 잇따라 불출석하거나 증언을 거부하면서 뚜렷한 쟁점 없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항소심 공판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검찰이 신청한 증인이 잇따라 불출석하거나 증언을 거부하면서 뚜렷한 쟁점 없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에서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직권남용과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수원고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엔 검찰이 신청한 증인 1명만 출석했다.

이로 인해 오전 공판은 시작 5분 만에 휴정했고, 증인이 출석한 오후 공판은 1시간도 못돼 끝났다. 앞서 열린 2차 공판은 증인이 증언을 거부한 탓에 10분 만에 종결됐다.

이재명 지사로선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증인들의 법정 출석 여부와 증언 거부 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에서다. 실제 증언을 거부한 이재명 지사의 전직 비서실장의 경우 자신 또한 공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증언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재판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급기야 이날 방청석에선 검찰을 향해 ‘왜 항소했느냐’는 항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재명 지사 측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당초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공판으로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에게 경기도정을 직접 설명하고 후반기 도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 그를 대신해 김희겸 행정1부지사가 참석했으나, 이날 공판이 허무하게 끝나면서 아쉬운 마음이 커진 게 사실이다.

한편, 이날 공판에 출석한 증인은 고 이재선 씨의 대학 동창이었다. 그는 이재명 지사에게 불리한 증언을 내놨다. 2011~2012년께 가게를 운영하는 자신에게 ‘매출에 손대면 불법이다. 내게 맡기면 최대한 잘 처리해주겠다’고 충고한 일화를 소개하며 “이씨가 회계사로 일하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이씨의 강제입원 시도가 불가피했다는 이재명 지사의 주장과 달리 “제 기억엔 이상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씨의 동창은 변호인 측으로부터 과거 이재명 지사를 비판하는 SNS 활동을 한데 대한 질문을 받자 입을 닫았다. 다만 “변호인 측에서 해당 아이디가 제 것인지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다”며 일정 부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의 여지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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