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가 지난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 카페베네
카페베네가 지난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다. / 카페베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카페베네가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기업회생절차 졸업 후 BI(Brand Identity)를 교체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며 제 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미 한 차례 재도약의 발판에서 미끄러진 카페베네가 과다 경쟁으로 치달은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실효성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 리뉴얼 실패 맛 본 카페베네… ‘재도전장’

카페베네가 잃어버린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한 두 번째 여정을 떠난다. 30일 카페베네는 심기일전의 상징과도 같은 BI교체 소식을 알리며 경영 정상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BI는 기존 카페베네의 이미지와 사뭇 달라졌다. 처음으로 동물 로고를 새겼다. 카페베네는 창립 당시는 물론 2016년 첫 브랜드 리뉴얼 때도 이니셜 첫 글자인 ‘b’를 늘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 두 번째 리뉴얼에서는 과감히 b를 포기하고 고양이 캐릭터를 그려 넣었다. 색상과 폰트도 앞서와 달리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해 한층 젊어진 느낌을 선사한다. 카페베네가 기업의 얼굴과도 같은 BI교체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였음이 엿보인다.

카페베네가 3년 만에 다시 BI를 교체한 건 과거 전성기를 되찾겠다는 강한 의지를 외부에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절차를 9개월 만에 졸업한 기세를 몰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심정으로 반격에 나섰음을 천명한 셈이다. 실제로 카페베네는 ‘국내 대표 토종 커피 브랜드로서 제2의 전성기 도약을 위해 매진하겠다’며 공격적인 경영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과 메뉴에서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어 과거의 실패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6년 창립 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카페베네는 쓴맛을 봐야했다. 2015년 말 사모펀드에 회사 경영권이 넘어간 후 구원투수로 등판한 최승우 전 대표 체제 아래서 BI교체, 베이커리 강화 등 다각적인 전략을 펼쳤지만 시장에 통하지 않았다. 3년 연속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겠다고 선언했지만 회사 사정은 더 악화됐다.

1,000억원이 넘던 연매출은 2016년 765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듬해 동수치는 469억원까지 떨어졌다. 적자 탈출도 쉽지 않았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46억원과 2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당기순손실은 사상 최대치인 마이너스 300억원을 오르내렸다. 설상가상 창업(2008년) 9년 만에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자본이 합작한 ‘한류 벤처’로부터 165억원 규모의 수혈을 받았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였다. 카페베네는 지난 1분기까지도 완전자본잠식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누적된 손실로 인해 결손금은 764억원에 이른다.

베이커리 강화 전략도 순탄치 않다. 자체 베이글 브랜드(베네글)를 키워 객단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은 삐걱대고 있다. 베이글의 자체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기 한 마인츠돔은 현재 파산 신청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푸른색 간판을 적용해 차별화를 시도한 베이글 특화 매장도 그 흔적을 찾기 힘들다. 카페베네가 연달아 고배를 마시고 있는 가운데서 고가 커피전문점에서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폴바셋 등 일부 브랜드로의 쏠림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또 커진 인건비, 중‧저가형 커피점 증가 등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가맹점 매출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제휴 채널을 확대하고 배달 서비스를 시도할 예정”이라면서 “이외에도 매장 이벤트 프로모션 활성화 및 메뉴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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