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불매운동 대상 품목인 일본차 브랜드들이 7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불매운동 대상 품목인 일본차 브랜드들이 7월 뚜렷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일본발 ‘경제전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불매운동의 핵심 타깃 중 하나인 일본차가 실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내리면서 한일갈등이 본격화된 7월, 일본차 브랜드들은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월간 판매실적 집계에 따르면, 일본차 브랜드의 7월 판매실적은 렉서스 982대, 토요타 865대, 혼다 468대, 닛산 228대, 인피니티 131대를 기록했다.

앞선 6월과 비교하면 모두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6월 판매실적은 렉서스 1,302대, 토요타 1,384대, 혼다 801대, 닛산 284대, 인피니티 175대였다. 혼다가 가장 높은 41.5%의 감소세를 보였고, 토요타 37.5%, 인피니티 25.1%, 렉서스 24.5%, 닛산 19.7% 모두 하락세가 상당했다.

이에 따라 전체 일본차 판매실적도 6월 3,946대였던 것이 7월엔 2,674대에 그쳤다. 32.2% 감소한 수치다.

일본차 브랜드는 올 상반기 수입차업계 전반에 걸친 부진 속에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3% 증가한 판매실적과 6.2%p 상승한 수입차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는 자국에서 날아든 악재로 인해 꺾이게 됐다. 일본 정부가 핵심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내리면서 양국관계가 얼어붙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이 같은 조치를 ‘경제보복’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국내에선 반일감정 고조와 함께 일본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후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추가 조치까지 내리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일본 불매운동 또한 더욱 확산된 상태다.

특히 일본차는 일본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불매운동 제품으로 지목되며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심지어 일본차 진입을 거부하는 식당까지 나왔고,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발걸음은 물론 견적 문의도 크게 줄어들었다. 닛산 등 일부 브랜드의 경우 아예 전범기업으로 꼽히며 더욱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7월 판매실적으로 곧장 연결된 가운데, 당분간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일갈등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수입차시장 특성상 불매운동의 여파가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소비재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자동차는 해당 고객의 대외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따라서 최근과 같은 상황은 판매실적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심각한 사안이며, 8·9월 들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