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음주심사 논란에 이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케 논란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원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음주심사 논란에 이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케 논란으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정치권에 때 아닌 음주 논란으로 시끄럽다. 여야가 서로의 빌미를 잡고 날선 공방을 펼치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양측은 정치공세로 주장하고 있다. 정작 논란의 당사자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현재로선 당 차원의 해명이 전부다. 각 당에선 술을 마신 이유에 대해 “더 이상 회의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사케가 아닌 국내산 청주를 마셨다”고 전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본질을 완전히 빗나갔다.

◇ 음주 논란의 본질은 따로 있다

논란의 시작은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열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 1일 추가경정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음주 상태로 나타나 이른바 ‘음주 심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날 더 이상 회의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지인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반주를 곁들였다는 게 당에서 내놓은 해명이다. 여기에 황교안 대표가 ‘엄중 주의’를 주는 것으로 사안을 일단락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우선 추경안 심사기간 중 음주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한 당사자의 직접 사과가 없었고, 추경안 협상 공전으로 같은 당 소속 의원 대다수가 자정 무렵까지 국회 인근에서 대기 중이었다는 점에서 당의 해명이 미덥지 않았다. 더욱이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따른 긴급 경영자금이 예결위에 묶여 있었던 만큼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같은 연장선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음주도 비판받을 만하다. 이해찬 대표는 김재원 의원의 음주 논란이 불거진 다음날 일식당을 찾아 반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2차 경제 보복을 감행하기로 결정한 날이다. 민주평화당 측의 지적처럼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일 시간”에 “집권당 대표가 대낮부터 술타령”이라는 게 문제다.

그러나 논란은 이해찬 대표가 마신 청주가 국내산이냐, 일본산이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민은 가급적 일본산 맥주조차 찾지 않고 있는데 와중에 집권당 대표가 사케를 마셨다는 사실에 헛웃음이 나온다”고 비판했고, 이에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마신 술은 국내산 청주인 백화수복”이라며 반박했다. 집권당과 제1야당이 음주 논란으로 비판 여론이 불거지자 본질 대신 서로를 겨냥하기 바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음주 논란에 대한 좀 더 엄격한 규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을 때다. 그는 3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는데 그쳐 솜방망이 처벌로 다시 한 번 논란을 샀다. 김재원 의원의 ‘엄중 주의’ 처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이해찬 대표는 논란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해찬 대표 측은 ‘2주전부터 예약된 오찬이라 취소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회의원들의 음주 논란은 ‘내로남불’로 비판을 받아왔다. 일례가 음주운전 전과다.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공개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전과 현황’에 따르면 ▲민주당 5명(김철민·박용진·설훈·이상민·최인호) ▲한국당 9명(김기선·김용태·김성원·백승주·유재중·유민봉·이양수·한선교·홍철호) ▲바른미래당 2명(유의동·지상욱) ▲민중당 1명(김종훈)으로 총 17명이 음주운전 전과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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