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DGB금융 회장이 하반기 대구은행 순이자마진 하락 방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대구은행장 겸임)이 하반기 신발끈을 바짝 동여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순이자마진 하락세를 방어하는 게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진단한다. 

◇ 대구은행 실적 부진 지속… 하반기 순이자하락 방어 과제  

김태오 회장이 대구은행장을 겸임한지 8개월째에 접어들었다. 김 회장은 마땅한 은행장 후보를 찾지 못하자 지난 1월 대구은행장 겸직을 결정했다. 이를 놓고 초기 조직 내에서 내홍이 일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화됐다.  

다만 실적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20% 쪼그라든 대구은행은 올해도 기를 펴지 못했다. 

대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대비 10.1% 하락한 1,78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6% 감소한 2,318억원으로 부진했다. 지역 경기 침체와 시장금리 하락 등에 따른 마진 감소 등이 영향이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대구은행의 2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13%으로 전분기 대비 6bp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 NIM이 2.26% 수준이었던 점과 감안하면 하락폭이 더 두드러진다. 

문제는 올 하반기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구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추가하락 할 여지가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은경완 연구원 역시 “대구은행 NIM은 시중금리 하락을 온전히 반영하며 지난해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추가 하락한 은행채 금리 추이를 감안시 하반기 마진 전망 역시 부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하반기 주요 과제는 순이자마진 방어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은경수 연구원은 “차주별 대출금리 리프라이싱, 고금리 수신 관리 등을 통한 적극적인 마진 방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부정적인 금리 환경 뿐만이 아니다.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대외 여건은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다. 대구 지역도 이번 수출 규제 조치로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지역 기업은 854곳으로 수입 규모가 약 6억5,073만 달러(7,70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역 대일 수입은 기계, 화학, 철강금속 등 제조업 관련 분야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대구지역 기계, 부품, 소재 분야 대일 수입 상위 25개 품목 중 대일 수입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6개로 분석됐다. 

이에 대구은행도 금융지원책을 내놓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구은행은 일본 수출규제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에 총 3,000억원의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피해고객 중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금을 보유한 경우 별도 원금상환 없이 무기한 연장은 물론 분할상환금 유예도 시행키로 했다. 

김태오 회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2019년 하반기 전국 부점장회의’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하반기에도 경기전망이 부정적이지만 기본영업에 대한 집중과 인재양성, 현재 추진중인 사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극복하자”고 독려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하반기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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