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6 12:00
[한국당 핵 토론회] ‘자체 핵무장 불가능’만 확인
[한국당 핵 토론회] ‘자체 핵무장 불가능’만 확인
  • 은진 기자
  • 승인 2019.08.12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황교안 대표와 조경태 최고위원이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황교안 대표와 조경태 최고위원이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잇따르면서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핵무장론’이 분출하고 있다. 전당대회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핵무장 카드를 꺼내왔던 한국당이 이번에도 저조한 지지율을 결집시키기 위해 강경한 안보대책을 꺼내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한국당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자체적인 핵 개발’ 카드는 사실상 불가능한 쪽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와 북핵해결을 위한 의원모임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형 핵전략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이 자리에는 황교안 대표와 김광림·김순례 최고위원, 북핵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유철 의원,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영우 의원, 국방위 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백승주 의원 등 당 지도부와 안보 전문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예정에 없던 시간을 내 참석한 황 대표는 “북한의 도발이 빈번하다고 해서 일상화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잘 대응해서 유비무환의 안전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원 의원은 “최근 북한 김정은이 미사일 축제를 하듯 도발을 상시화 하는 중에 있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숨죽이고 이들의 눈치를 보는 중”이라며 “미북 정상회담은 세 차례 진행됐으나, 북핵 폐기에 대한 진전은 보이지 않고 북핵 미사일은 오히려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은 대한민국 국민의 안위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서 날로 북핵 미사일 위협에 앞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당 내부에서는 “자체적인 핵개발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최근에는 조경태 최고위원이 “우리 대통령은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미국과 협상을 해야 한다”며 “미국이 받아주지 않으면 즉각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고 자강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김진태·안상수 의원 역시 “핵개발을 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다만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핵개발론’을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공고한 한미동맹에 우선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미동맹 신뢰 없으면 어떤 무기도 소용없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한국의 입장에서 북한의 핵위협을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방법은 자체적인 핵무기 개발을 통해 남북 간에 핵균형을 달성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천연 우라늄이 매장돼있지 않은 한국은 핵무기 제조를 위한 물질의 농축이나 재처리가 쉽지 않고 핵무기 개발에 착수해 성공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만큼 미국과의 동맹을 단절한 상태에서 단독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상대해야하는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국제적 비확산체제를 위협함에 따른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제재의 어려움도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전옥현 당 안보위원회 위원장은 “언제까지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해야 된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의 근본적인 전환이 전제된 다음에 전술핵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 전술핵은 그 다음이고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정책이 뿌리째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핵우산, 전술핵 다 좋고 어려운 용어들인데 문제는 (한미 간의) 신뢰다. 아무리 좋은 무기를 갖고 있고 무엇을 보유한다 한들 약속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신뢰관계가 쌓여야 하는데 현재 한미 간 신뢰는 반 이상이 무너졌다”며 “미국 우선주의로 냉전체제 때부터 만들어 온 국제조약을 깨고 신고립주의 정책을 쓰는 미국이 김정은이 핵전쟁을 일으켰을 때, 유사시 핵우산으로 한국을 보호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자체 핵개발 대신 그나마 실효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미국의 핵무기를 국내에 배치하자는 주장 역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박 교수는 “어떤 형태의 핵무기라도 배치하기에 한국의 국토가 협소하다”며 “한국의 경우 북한과 거리가 짧아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확실한 방어망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제주도 정도라면 다소 안심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공군기지를 신축하는 등 상당한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배치 장소에 관해서는 더욱 폭넓은 탐색이 요구된다”고 했다.

당 지도부 역시 핵개발, 전술핵 재배치 등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핵무장) 문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당내 관련 상임위와 전문가들의 검토를 통해서 당의 입장을 정리해가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