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950억원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 이마트
이마트가 950억원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 이마트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낸 가운데, 9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3일 발행 주식 총수의 3.23%에 해당하는 자기주식 90만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매입 금액은 12일 종가 기준으로 약 949억 5,000만원이다. 이마트는 “주가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함”이라고 취득목적을 밝혔다.

자사주 취득 예상 기간은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다. 취득 방법은 장내 매수를 통해 이뤄진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건 지난 2011년 신세계에서 분할 돼 별도 상장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상반기에 대주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장내 매수를 통해 이마트 주식 14만주를 약 241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대형마트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유통업계 부진으로 인해 이마트는 ‘위기론’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0만원대이던 주가는 올해 들어 내리막길을 걸었다. 12일 10만4,500원까지 내려앉았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업계에서 ‘분기 첫 적자설’이 흘러나오며 위기는 고조됐다. 실제 지난 9일 공시된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이마트는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주가가 회사 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본 이마트는 주가 방어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증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3일 주가는 전날(10만5,500원) 대비 6.64% 오른 11만2,500원에 장 마감했다.

동시에 이마트는 자산유동화를 통한 재무 건전성 강화에도 나선다. 같은 날 이마트는 당사가 소유한 할인점 자가 점포 10여 곳을 유동화 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예상금액은 1조원 수준이다. 이마트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재임차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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