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 칼럼니스트
하도겸 칼럼니스트

“불교는 무엇인가?”라고 묻는 이웃종교인들이 늘었다. 심지어 무교라고 답하는 무신론자는 물론 불자들 조차도 “불교는 무엇인가?”라고 묻곤 한다. 대학생 시절 교수님으로부터 “불교는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막막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교수님은 거꾸로 ‘부처님’ 즉 인간의 고통의 근원인 생로병사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행을 자처해 깨달음을 얻고 80세에 열반에 이른 고타마 싯다르타(Gotama Siddhartha, BC 563~BC 483)의 일대기를 보면 알 수 있다고 가르쳐 준 바 있다. 역사학도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모두 눈을 불태우며 관련 서적을 뒤져보았지만 그땐 어려서 그랬는지 부처님의 생애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의문 투성의 생애에 대한 질문이 몇 개 더 생겼다고 하면 맞는 표현이 될 듯 싶다.

싯다르타 고타마는 중천축국 카필라국. 지금 네팔의 룸비니에서 왕자로 태어났다. 싯다르타는 무엇하나 부족할 게 없이 풍족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 열아홉 되던 해, 태자 싯다르타는 꼴리야의 왕 숩빠붓다의 딸 야소다라를 아내로 맞아 결혼한다. 그 후 카필라국은 대국 중 하나인 코살라국과 전쟁을 치른다. 전쟁의 비참한 현실 속에서 스승 크산띠데와를 잃은 태자 싯다르타는 깊은 번민에 빠진다. 어느 날, 싯다르타는 신분사회에서 살아가는 백성들의 힘겨운 삶을 통해 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생로병사를 목격한다. 어릴 적 자연에서 보았던 약육강식의 세계와 고통 속에 사는 인간의 ‘생로병사’ 즉 ‘왜 인간은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가?’에 대한 깊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정치도 아니고 경제도 아니고 사회문화도 아닌 종교철학적 의문에 대해서는 주변의 그 누구도 대신 풀어줄 수가 없었다.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 29세에 아내와 아들은 물론 왕위계승권과 부귀영화를 내버리고 궁을 떠나 홀로 수행의 길을 떠나는 출가를 단행한다.

뮤지컬 ‘싯다르타’는 철저한 고증과 현대적 해석이라는 전제하에 무대는 상징성을, 의상과 분장은 간결성을, 조명은 구별성을 확연히 하는 것으로 키워드로 삼았다.

6년 동안의 고행을 끝낸 싯다르타는 보리수 아래서 깊은 선정에 든다. 마침내 모든 번뇌에서 벗어난 후 깨달음에 이른다. 서른다섯 되던 해의 ‘그 날’.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을 성취하여 부처님이 된다. 이 세상은 원인과 결과 즉 인과라는 연기밥에 의한 것이며, 우리 모두 인연과 인연으로 이어져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250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생애와 깨우침을 계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일 주요 스태프와 출연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에서 뮤지컬 ‘싯다르타’의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주인공 싯다르타 역으로는 가수 곽동현 씨와 뮤지컬배우 이유 씨가, 야소다라 역에는 아이돌 가수 출신의 노을과 최은미 씨가 더블캐스팅 됐다. JTBC의 ‘팬텀싱어’ 프로그램에서 가수로 성악에 도전해 준우승을 차지한 실력파 가수로 평가받는 곽동현 씨는 이번 첫 뮤지컬에서도 탁월한 가창력을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싯다르타’는 철저한 고증과 현대적 해석이라는 전제하에 무대는 상징성을, 의상과 분장은 간결성을, 조명은 구별성을 확연히 하는 것으로 키워드로 삼았다. 김승원 연출가는 이번 작품에 대해 “부처님의 인생에서 세 부분의 ‘그날’을 선정해 극으로 만들었다”라며 “첫째 그날은 야소다라와 결혼한 19세 시절, 둘째 그날은 출가를 결심한 29세, 셋째 그날은 깨달음에 이른 36세”라고 설명했다. 세 번의 그날을 통해 우리들은 부처님의 생애와 깨달음을 이해하고 우리 모두가 서로 서로 인연으로 이어져있다는 것을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연출의 목적을 밝혔다.

뮤지컬 ‘싯다르타’는 9월 5일부터 29일까지 올림픽공원 내 우리금융아트홀에서 화·수요일은 오후 3시, 목·금요일은 오후 8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2시, 6시 공연한다. 다양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추석을 전후한 가을 오후 뮤지컬 싯다르타를 통해 우리 모두가 환희롭게 되고 나아가 온 세상이 자비로 밝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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