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파푸아뉴기니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계기로 만났던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AP-뉴시스
지난해 말 파푸아뉴기니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계기로 만났던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올해 성탄절 즈음에 한국과 중국, 일본의 정상들이 만나는 한중일 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26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은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의 논의를 토대로 3국 정상회담을 성탄절 무렵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

연말 즈음에는 각국의 예산안 편성이 종료되고, 주요 정치관련 현안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기 때문에 개최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한중일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해서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외교가 안팎에서는 한중일 3국이 올해 연말 성사를 위해 조율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변수는 한일 갈등이다. 일본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지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반발하고 있으며, 최근 전략물자 관리 차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무역규제를 단행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극일’을 선언하고 소재·부품·장비 산업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는 상황이다. 전날에는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필승코리아’ 펀드에 직접 가입해 대국민 메시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일본 측도 기존 자신들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아베 신조 일본총리는 26일(프랑스 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국가와 국가의 신뢰관계를 유감스럽지만 해치는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이) 먼저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고 싶다”고 했다. 한일 청구권 협정의 내용과 위안부 합의를 이행하라는 취지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한중일 정상회의 연말 개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중일 정상회담이 개최되더라도 한일 정상들의 양자 회담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도통신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양자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으며, 대신 아베 총리는 리커창 중국 총리와 양자회담을 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 방문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