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연달아 국내에 들어오면서 시장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위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지난달 정식 유통된 '헤일로탑'과 현재 GS리테일에서 테스트 판매 중인 '벤앤제리스'. 그리고 '하겐다즈'. / 각사
해외 유명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연달아 국내에 들어오면서 시장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위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지난달 정식 유통된 '헤일로탑'과 현재 GS리테일에서 테스트 판매 중인 '벤앤제리스'. 그리고 '하겐다즈'. / 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한국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여행에서나 맛 볼 수 있었던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들이 국내에 속속 진입하게 되면서 하겐다즈 등 시장에서 막강한 지위를 누리던 터줏대감의 입지에 변화가 예상된다.

◇ 수입 러시… 안방서 즐기는 ‘미국 맛’ 아이스크림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 파인트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쭈쭈바나 스틱 일변도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상징인 유명 파인트 제품들이 국내 소비자들을 찾고 있다. ‘쟁여 두고 먹는’ 게 특징인 파인트 아이스크림은 약점으로 지적된 칼로리를 낮추고 다이어터들의 식욕을 자극하고 있다.

저칼로리 파인트 아이스크림 바람을 몰고 온 주역은 단연 ‘헤일로탑’이다. 2012년 미국에서 탄생한 헤일로 탑은 제품 패키지에 칼로리를 크게 부각시킨 디자인 혁신으로 ‘아이스크림의 나라’ 미국을 흔들었다. 현지에서 2016년 1년간 2,880만통이 팔렸다. 2017년에는 미국 타임지가 뽑은 ‘최고의 발명품 톱(Top) 25’에 이름을 올렸다. 헤일로탑 등장 후 국내에선 라라스윗, 욜로우와 같은 유사한 패키지를 씐 운 제품들이 출시됐다.

미국 여행에서나 경험할 수 있었던 헤일로탑은 이제 가까운 편의점에서 즐길 수 있다. 지난 7월 (주)동서를 통해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고 있다. 나아가 헤일로탑은 국내 생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헤일로탑은 한국을 아시아 생산기지로 삼고 몇몇 아이스크림 업체와 접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국내 생산이 이뤄질 경우 헤일로탑의 가격이 내려가 구매 매력도 상승이 기대된다.

미국의 ‘쓰리트윈즈’를 들여온 신세계푸드도 지난달부터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슬림 트윈’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쓰리트윈즈 매출이 전년 대비 130% 증가하는 등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한 신세계푸드는 서브 브랜드 출시를 결정한 것으로 엿보인다. 브랜드명 그대로 ‘세쌍둥이’를 로고로 삼고 있는 쓰리트윈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유기농 아이스크림 브랜드다.

◇ 무주공산 끝난 파인트… 하겐다즈 ‘긴장’

홈타입 아이스크림의 대명사 ‘벤앤제리스’도 마침내 한국 땅을 밟았다. 현재 GS25 15개 지점과 GS더프레쉬(슈퍼마켓) 8개 지점에서 일부 상품(대용량 파인트 4종‧미니컵 2종)을 테스트 중에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현재 테스트 중이라 정확한 판매량을 집계하고 있지는 않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이르면 오는 10월 벤앤제리스의 정식 유통을 계획하고 있다.

유명 미국산 아이스크림에 동시 다발적으로 수입길이 열리면서 관련 시장에서 공고한 지위를 누리던 하겐다즈의 포지션에 균열이 예견된다. 그간 하겐다즈에게 있어 국내 파인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었다. 경쟁사라고 해봐야 롯데의 나뚜루 정도뿐이었다. 나뚜루가 소속 회사를 옮기며 갈팡질팡 하고 있는 사이 하겐다즈는 연매출 500억원의 문턱을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바 형태 제품이 아이스크림 할인 전문점으로 넘어가고 편의점에서는 일본의 경우처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면서 “파인트에서 일부 상품에 제한됐던 소비자 선택권이 다양해진 만큼 앞으로 점유율 확대를 위한 각축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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