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국산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국산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특히, 업계에서는 국산 불화수소가 수일 내에 양산될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체계가 공고해질 전망이다.

◇ LG디스플레이, 국산 불화수소 양산?

LG디스플레이가 반도체 소재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국산 고순도 불화수소 안정성 테스트를 완료하고 이달 중으로 생산공정에 시범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당 불화수소는 국내 소재업체가 공급하게 된다. 그간 일본이 아닌 국내, 해외 등의 불화수소에 대한 품질 우려가 지속됐지만 국내 업체의 불화수소는 LG디스플레이의 기준치에 부합할 정도의 품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불화수소는 일본이 지난 7월 초 규제 강화 결정을 내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불화수소 등 3종 가운데 상대적으로 대체재 확보가 쉬울 것으로 알려진 소재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생산공정의 경우 미세한 회로 공정을 요구하는 반도체 공정과 달리 초고순도 불화수소가 아니어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그간 사용했던 일본 불화수소 순도는 ‘트웰브나인(99.9999999999)’급의 초고순도 소재에 해당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테스트 성공 여부를 외부에 오픈하지 않고 있다”며 “테스트는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 국산 소재, 생태계 활성화 촉매제 될까

LG디스플레이 외에도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일본산 불화수소 대체재를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국산 불화수소 양산 성과가 연내 가시화될 전망이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결정이 나온 지난 7월 이후 약 두 달 만의 성과다. 예상보다 빠르게 일본 소재 대체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테스트 초기 당시 최소 6개월의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바 있으나 최근 2~3개월의 테스트만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움직임은 정부가 내놓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통한 소재 국산화 대책과도 맥이 닿아있다.

생태계 활성화 문제는 지난 7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앞서 박영선 장관은 7월 1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국내 중소기업에 불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대기업이 안 사주는 게 문제라고 했다. 핵심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체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업계의 움직임이 반도체 소재 생태계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일본산 소재 대체재를 찾기 위해 국산화 소재를 계속 테스트하고 있으며 결국엔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그러나 기업이 나서서 공식적으로 양산 여부를 밝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기업의 국산화 상황이 언론에 나가면 일본에서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국산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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