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완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실적 개선, 노사 갈등 등의 과제와 당면한 가운데, 한국공항공사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한국공항공사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한 실적과 함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도 예정된 가운데, ‘겹악재’를 마주한 셈이다.

6일 조세금융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지난 7월 말 서울 강서구 소재 한국공항공사에 조사관들을 파견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2014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지는 세무조사로, 오는 9월 말까지 예정돼 있다.

이번 세무조사는 조사1국에서 진행하는 만큼 4~5년 주기로 진행되는 정기적 세무조사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적 개선, 노사 갈등 등 과제를 안고 있는 손창완 사장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실적 하락을 겪었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매출액 9,09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 가량 늘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1,523억원, 순이익 1,2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2%, 34% 가량 줄었다.

공사 소관 공항들도 지난해 대부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14곳의 공항 중 △김포공항(1,252억원) △김해공항(1,239억원) △제주공항(809억원) △대구공항(110억원) 등 4곳만 순이익을 거뒀고, 나머지 10개 공항은 순손실을 거두며 적자를 기록했다.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노조의 파업도 예정된 상황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소속 △KAC공항서비스지부 △전국KAC공항서비스노동조합 △공공연대노조 △전국시설관리노조 등은 지난달 26일 김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파업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909명 중 877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92.3%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17년 9월 노사는 ‘노·사·전 협의체’를 결성했고, 지난해 8월 비정규직 노동자 4,200여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밝혔다. 한국공항공사는 소방 및 폭발물 처리반 300여명 가량을 공사가 직접 채용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자회사 KAC공항서비스를 통해 올해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이른바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택했다.

하지만 노조는 ‘노·사·전 협의체’가 노동자들의 입장을 온전히 대변하지 못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앞서 협의체는 △공사 측 대표 6명 △노동자 측 대표 10명 △전문가 4명 등으로 구성됐다. 노조는 노동자 측 대표 10명 중 4명은 노조 대표였지만, 나머지 6명은 무노조대표의 소장 등 관리자들을 포함한 만큼 노동자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국세청 세무조사라는 암초까지 맞이한 한국공항공사는 손창완 사장의 경영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지난해 12월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꼬리표를 단 손 사장이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낙하산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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