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달앱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할인쿠폰 전쟁’을 향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배달앱 업체는 쏠쏠한 마케팅 효과를 누리지만, 정작 점주 및 고객은 엉뚱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배달앱 업체의 할인행사 및 쿠폰남발에 대한 한 자영업자의 성토가 올라왔다. 청원인은 주요 배달앱 업체를 거론하며 이들이 경쟁적으로 진행한 각종 행사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행사로 인해 주문이 폭주할 경우 인력 부족이 불가피하고, 시간지연으로 고객 불만만 커진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특히 “원치 않는 행사임에도 어쩔 수 없이 참여할 수밖에 없다”며 “평소 주문량이 있기 때문에 짧은 행사 기간에만 인력을 늘릴 수 없고, 마땅한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불만은 자영업 현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서울 강동구의 한 자영업자는 “주문 폭주에 대한 불만이 결코 배부른 소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메뉴나 업체가 대대적인 이벤트를 할 때는 거꾸로 파리만 날린다. 결과적으로 배달앱의 권력만 막강해지고, 점주들만 희생양이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실제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 업체들은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치열한 ‘할인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정 프랜차이즈와 공동으로 실시하는 상시적 할인행사 외에도 자체적으로 특정메뉴에 대해 할인쿠폰을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비용은 배달앱 업체가 부담하고, 점주가 별도로 부담하는 것은 없다.

업계를 대표하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이러한 불만에 대해 “주문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일 경우 일시적으로 주문을 받지 않는 기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배달앱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 차원의 이벤트이며, 점주들과의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특정 카테고리에 대한 이벤트를 진행할 경우 사전에 점주 분들께 주문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과 재고 확보 필요성 등을 적극 안내하고 있다”며 “배달의민족의 경우 수수료 기반이 아니어서 이벤트를 통해 주문량이 많아지면 점주 분들께 이익이 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주의 또 다른 자영업자는 “배달앱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고객 리뷰 및 평점관리”라며 “할인행사를 하면 아무래도 배달이 늦거나 음식의 질이 떨어져 불만을 남기는 고객도 늘어난다. 주문을 일시 차단하는 것도 고객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어 점주 입장에선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비단 점주 쪽만이 아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대준(31) 씨는 “처음엔 할인쿠폰 덕분에 기분 좋게 음식을 주문했지만, 1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했을 뿐 아니라 음식도 불어있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엔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다. 앞으로는 이벤트 없을 때 제값주고 먹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대대적인 이벤트로 인해 배달앱 자체가 먹통이 되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 역시 고스란히 점주 및 고객에게 돌아가는 부분이다.

이처럼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지만, 배달앱 업계의 ‘할인쿠폰 전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수익의 일부를 이벤트 비용으로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그렇지 않다. 순전히 투자 차원의 비용 투입”이라며 “배달앱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스마트폰 사용자의 20~30% 수준에 불과하다. 여전히 시장의 파이가 확대돼야 하는 부분이 크고, 그런 측면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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