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최근 콜로라도(위)와 트래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지엠
한국지엠이 최근 콜로라도(위)와 트래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지엠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거센 후폭풍에 휩싸인 뒤 올해 국내 완성차 업계 내수시장 판매실적 꼴찌로 내려앉은 한국지엠이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앞세워 ‘공세 모드’에 돌입했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가 한국지엠의 ‘잔혹사’를 끊고 반등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26일 콜로라도를 전격 출시했다.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산악도시에서 따온 이름답게 ‘미국 냄새’가 물씬 풍기는 픽업트럭 모델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부문일 뿐 아니라, 압도적인 덩치를 갖추고 있어 단번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이어 이달 초에는 트래버스도 출시했다. 트래버스 역시 커다란 덩치에서부터 존재감을 발휘하는 ‘정통 아메리칸 슈퍼 SUV’를 표방하고 있다. 국내 출시 직후 커다란 덩치로 주목을 받으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보다 더 크다.

각각 지난달 26일과 이달 3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콜로라도의 사전계약 실적이 2~3일 만에 700~800대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한국지엠 측은 “아직은 정확한 수치를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기대했던 것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맞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이 아주 오랜만에 선보이는 새 모델인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향한 시선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것이 사실이다. ‘본 고장’ 미국의 정통 픽업트럭 및 대형SUV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측면에서는 기대감이 상당했다. 국내에서도 수입 대형 SUV가 상당한 인기를 구가해왔을 뿐 아니라, 국산 대형SUV도 경쟁력을 갖춰나가기 시작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깊은 침체기에 빠진 한국지엠에게 ‘활력소’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의 어깨가 무거웠다.

이와 함께 ‘수입방식 판매’의 잔혹사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한국지엠은 임팔라, 이쿼녹스 등과 마찬가지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역시 ‘수입방식 판매’를 채택했다. 문제는 이 방식이 최근 들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한때는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며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언젠가부터 수입차의 장점은 누리지 못하고 국산차와의 가성비·상품성 경쟁에서 밀리는 양상이 펼쳐졌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아쉬움이 큰 이쿼녹스와는 시장 상황이 다르다”며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수입차로서의 장점을 더욱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동시에 국산차 수준의 A/S 편의성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둘러싼 초반 분위기가 기대를 뛰어넘으면서 한국지엠은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일단은 각 대리점에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대했던 분위기 전환 효과는 뚜렷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지엠은 그동안 다소 잠잠했던 마케팅에도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출시행사부터 콜로라도와 트래버스의 특징에 맞춰 강원도에서 준비했고, 미디어 시승도 함께 마련했다. 최근엔 톱스타 정우성을 앞세운 트래버스 광고와 픽업트럭의 특징을 한껏 강조한 콜로라도 광고가 본격 방영에 돌입한 상태다.

각종 현장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모두 그동안 국내에서 접하기 쉽지 않았던 특징을 지닌 모델인 만큼,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데 초점을 맞춰 ‘트래버스&콜로라도 전시 이벤트’를 진행한다. 지난 12일부터 오는 22일까지는 송도 트리플 스트리트에서, 오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는 여의도 IFC몰에서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직접 만나보고 시승도 해볼 수 있다. 전시 현장에서는 고객 상담은 물론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는 참여 이벤트도 진행된다.

뿐만 아니다. 인기 방송인 유재석이 출연하는 tvN 예능프로그램 ‘일로 만난 사이’에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를 협찬하며 역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지엠 측은 콜로라도와 트래버스의 사전계약 현황은 물론 구체적인 목표치에 대해서도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콜로라도와 트래버스가 지닌 중요성을 역설한다. 축 쳐져있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심각한 내수시장 부진 탈출의 신호탄 역할을 해야 하는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의 성패는 오는 10월 판매실적부터 본격적으로 ‘숫자’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 될지, 우려를 답습하는데 그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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