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미래당 윤리위는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하 의원에게 18일 직무정지 6개월을 처분을 내렸다. /뉴시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미래당 윤리위는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하 의원에게 18일 직무정지 6개월을 처분을 내렸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손학규 대표 비하 발언 논란을 빚은 하태경 최고위원에게 당직 직무정지 6개월 징계를 의결한 것과 관련, 당내 계파 갈등이 폭발했다. 바른정당계 중심 퇴진파는 손 대표를 윤리위 의결의 배후로 보고 비판 발언을 여과없이 쏟아냈다. 최악의 경우 당이 갈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손 대표가 윤리위를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를 되풀이했다"며 "당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치졸한 작태가 아니면 당권 장악할 능력이 없는 무기력한 대표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미 최고위원 과반 요구로 불신임된 윤리위원장이 내린 징계는 원칙적으로 효력이 없다. 하 최고위원은 당헌당규에 따라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고, 손 대표에게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손 대표와 함께 죽는 길로 갈 것인지, 손 대표를 빼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인지 모든 당원들이 함께 결단해야 한다" 덧붙였다.

징계 당사자인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저를 쫓아내려고 하는데 권력이 뭔지 참 안타깝다"며 "손 대표는 조국을 끌어내려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만들기보다 하태경 숙청해서 당 독재하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5월 제 발언은 노인 폄하가 아니라 구태 정치인 비판한 내용"이라며 당시 발언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그런데도 징계를 강행한 것은 당내 반대세력 숙청해 권력을 독차지한 다음 당을 팔아먹으려는 손 대표의 정치공작"이라며 "낡은 구태정치에 굴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지도부는 당권파 4명(손학규·주승용·문병호·채이배), 퇴진파 5명(오신환·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으로 양분돼 있다. 그간 최고위는 과반을 유지하고 있던 퇴진파의 보이콧으로 파행 상태였으나, 하 최고위원의 이탈로 동수가 됐다. 당규상 최고위 구성원이 동수가 되면 손 대표가 의결권을 갖는다.

이날 오 원내대표와 하 최고위원 외에도 이동섭·지상욱·신용현·이혜훈 의원 등이 손 대표를 거세게 비판했다. 이혜훈 의원은 "손 대표는 1인 독재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부당한 정치보복을 자행하고 있다"고 했고, 지상욱 의원은 "손 대표는 이미 리더십을 상실한 식물 대표"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바른미래당은 오후 4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인 의총에서는 하 최고위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 의결 불법 여부와 손 대표의 거취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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