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 '플룸테크'를 국내에 선보인 JTI코리아의 활동 반경이 최근 들어 부쩍 커지고 있다. / JTI코리아
지난 7월 하이브리드형 전자담배 '플룸테크'를 국내에 선보인 JTI코리아의 활동 반경이 최근 들어 부쩍 커지고 있다. / JTI코리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JTI코리아가 악화된 대외 여건 속에서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제품에 대한 국내 정서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조용히 제 할 일에 몰두하고 있다. 행여 분위기 파악 못하다 정이라도 맞을까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짠내’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 ‘행사 취소’ 강수 두고 발로 뛰는 JTI

JTI코리아는 ‘보이콧 재팬’ 여파로 인해 행동반경이 줄어든 대표적인 업체다. 유니클로나 DHC처럼 조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이 발설된 곳도 아니면서 단지 일본계 기업이라는 이유로 잔뜩 움츠렸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안전심리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 왔다.

앞서 JTI코리아는 3년 만에 내놓는 신제품 소개 행사를 취소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지난 7월 하이브리드 전자담배 ‘플룸테크’(PLOOM TECH)를 국내에 내놓으면서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기획했지만 갑작스레 취소해 참석 예정자들을 당혹케 했다. JTI 측은 ‘준비 미흡’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곳은 없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라며 일본과 선을 긋는 부연 설명은 되레 행사 취소가 악화된 한일 관계 때문이라는 반증으로 해석됐다.

플룸테크를 국내 흡연자들에게 선보이고도 팝업스토어 운영 등 한정된 판촉 활동을 펼쳐오던 JTI코리아의 보폭이 이달 들어 부쩍 커지고 있다. 소매점과 편의점에 한정 됐던 판매처를 담배핵심 매출처인 면세점으로 확대하는 등 홍보와 영업에 부쩍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JTI코리아는 플룸테크 출시 두 달 만에 인천과 김포공항 면세점에 안착했다. 조만간 인터넷 면세점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다. 기자를 상대로 한 제품 알리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플룸테크 홍보 관계자들은 최근 담당 기자들이 상주하고 있는 기업체 기자실 등을 직접 방문하는 수고를 마다치 않고 있다. 플룸테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해가며 ‘발로 뛰는 홍보’를 손수 실천하고 있다. 사유를 막론하고 홍보인들이 타기업 기자실을 찾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이는 취소된 출시 간담회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보려는 JTI의 자구 노력으로 비춰진다.

다소 소극적이던 JTI가 뒤늦게나마 태세를 전환하게 된 건 후발 주자로서의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KT&G의 ‘릴 하이브리드’에 이어 BAT코리아까지 ‘글로 센스’를 내놓으며 궐련과 액상 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자담배 시장에 뛰어든 상황에서 언제까지 ‘주변 눈치’만 보고 있을 수 없다는 다급함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반일 이슈에 쏠렸던 내국인들의 시선이 ‘조국 사태’를 맞아 국내 문제로 옮겨갔다는 점도 JTI코리아가 조심스레 활동 변경을 넓히고 있는 배경으로 읽히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