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 칼럼니스트
하도겸 칼럼니스트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보니 입추 이후 하늘에 머물던 기운이 드디어 땅에 자리를 잡고 우리 인간에게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나보다. 전국의 단풍예상지도가 SNS상으로 뿌려지면 10월 중순 주말의 전세 버스는 그 몸값을 올리다 못해 아예 품절이 되었다. 올해도 여지없이 다가온 가을이 오면 이제는 우리 곁에서 사라진 호랑이와 곰의 안부가 걱정이 된다. 2019년, 즉 단기 4352년의 개천절이 성큼 앞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개천절과 관련 반가운 소식이 있다. 단군문화포럼(대표 이애주)은 ‘독립운동의 상징, 단군 영정 전시회’를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 4층 대전시실에서 오는 9월 26일(목)부터 10월 15일(수)까지 휴무일 없이 진행한다. 단군학자료원과 도서출판 덕주가 주관하는 이 전시회는 광복회,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분부, 헌정회, 단군학회, 고조선학회, 한배달, 한국예술협회가 후원한다. 이 전시회가 의미를 갖는 것은 조선 후기인 1883년에 제작한 것이 맞다면 현존 최고작으로 추정되는 단군 초상화가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는 점과 함께 그간의 단군학이 집대성되는 ‘단군학총서’가 발간되며 이와 관련된 기념 학술대회가 열리는 데 있다.

이이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하는 이 학술대회에는 정호완 대구대 명예교수가 ‘단군왕검의 문화기호론’을, 서울산수연구소장인 이태호 명지대 초빙교수가 ‘광서 9년(1883)에 김관오가 그린 <단군화상>의 화법과 도상 분석’을, 김성기 성균관대 교수가 ‘동이문화의 재인식과 민족정체성’을, 이승종 연세대 교수가 ‘하늘과 사람 - 우리 상고사 연구를 위한 철학적 시론 2’를, 임채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가 ‘단군 영정의 원본과 전수 문제에 대한 고증적 고찰’을 발표하며 우실하 항공대 교수와 복기대 인하대 교수 겸 고조선학회 회장이 종합토론에 나선다. 중간에 한명준 고조선무술협회장이 보여주는 고조선 무예(천인검, 환인검, 유성봉)의 시연도 이뤄진다.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 4층 대전시실에서 오는 9월 26일(목)부터 10월 15일(수)까지 열리는  ‘독립운동의 상징, 단군 영정 전시회’는 현존 최고작으로 추정되는 단군 초상화가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는 점과 함께 그간의 단군학이 집대성되는 ‘단군학총서’가 발간되며 이와 관련된 기념 학술대회가 열리는 데 의의가 있다. / 하도겸 칼럼니스트 제공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 4층 대전시실에서 오는 9월 26일(목)부터 10월 15일(수)까지 열리는  ‘독립운동의 상징, 단군 영정 전시회’는 현존 최고작으로 추정되는 단군 초상화가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는 점과 함께 그간의 단군학이 집대성되는 ‘단군학총서’가 발간되며 이와 관련된 기념 학술대회가 열리는 데 의의가 있다. / 하도겸 칼럼니스트 제공

임채우 교수가 발굴한 단군 영정은 크기가 대략 가로 51㎝, 세로 80㎝이다. 초상화는 천에 그렸으며, 뒤쪽에 초상화 초본과 선관(仙官) 스케치 등 그림 3장을 배접했다. 오른쪽 하단에 그림에 관한 정보인 화기(畵記)가 있다. 화가로 보이는 김관오에 대한 구체적 기록은 찾지 못했기에 아직도 논쟁의 여지가 많으나, 단군 초상화 중 유일하게 문화재로 지정된 국립부여박물관 소장 단군 화상(충남 문화재자료 제369호) 보다 크고 고구려 수산리 벽화에 나오는 의상과 형태가 비슷한 색동치마룰 입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태호 명지대 초빙교수는 “단군을 위한 독립 공간보다는 여러 무속 신들이 함께한 민간 사당에 봉안한 것으로 조선후기 초상화 기법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전시와 관련하여, 국조 단군 관련 국내외의 유적과 유물을 종합하고 체계화한 단군학 총서도 함께 발간된다. 도서출판 덕주의 이연숙 대표는 한국의 단군영정, 단군 사묘, 단군자료, 단군문헌의 네권으로 구성된 자료 총서를 통해서 관련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자료를 내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한다.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 참 의미있는 책이 나와 기쁘다. 아울러 10월 4일 2시부터 이 전시회에 나온 <광무 9년 천부경 각석>과 관련된 기념 학술대회도 열린다고 하니 시간을 내서 꼭 가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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