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샵 1세대 '토니모리'가 유럽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우선적으로 내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뉴시스
로드샵 1세대 '토니모리'가 유럽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우선적으로 내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H&B스토어와의 경쟁에서 밀려 고전하고 있는 화장품 로드샵 토니모리가 반격을 노린다. 유럽 등 해외로 눈을 돌려 판매 활로 개척에 나선다. 하지만 적자 고리를 끊고 K-뷰티의 선봉대에 서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수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영‧프 진출’ 유럽 대륙 노리는 K-뷰티 1세대

총체적 난국에 빠진 화장품 로드샵 업계의 시선이 토니모리에 쏠리고 있다. 1세대 로드샵 브랜드로서 K-뷰티 신화를 이룩하는 데 크게 이바지 한 토니모리는 H&B스토어로의 화장품 소비 트렌드 변화로 인해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위기 탈출의 방안으로 수출길 확대를 적극 모색하며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마련하다는 구상이다.

해외로 눈을 돌린 토니모리는 유럽 공략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미 세포라 입점을 통해 독일과 스페인 등 유럽 14개국에 진출해 있는 토니모리는 영국과 프랑스를 교두보로 삼아 현지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영국에서는 한국의 올리브영격인 ‘부츠’와 현지 대표 럭셔리 백화점 ‘해로즈 백화점’ 진출을 마쳤다. 해로즈 백화점에 입점한 K-뷰티 브랜드는 토니모리가 유일하다.

프랑스에서도 유통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프랑스의 대형 유통 채널인 ‘모노프리’에 안착했다. 모노프리는 프랑스 대기업 카지노그룹의 유통업 계열사다. 1932년 노르망디 지방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래 프랑스 전역에 670여개의 체인망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선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BRTC가 올해 초 모노프리에 런칭 해 관심을 끈 바 있는 곳이다. 토니모리는 2020년 초까지 300개 모노프리 플래그십 매장에 입점한다는 목표다.

업계는 토니모리의 유럽 진출 확대를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예술의 나라’ 프랑스 등 미적 감각이 뛰어난 유럽 소비자들에게 제품성을 인정받는 건 곧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장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다소 성장이 주춤해진 K-뷰티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격려와 응원을 받아야 함이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 ‘영업점 급감’… 뒷걸음치는 내수 경쟁력

하지만 일각에선 유럽 공략이 토니모리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관망세 짙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수출길 확대는 분명 환영할 일이지만 무엇보다 내수 경쟁력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5년 유가증권시장 상장과 자체 R&D 센터를 걸립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토니모리는 H&B스토어라는 복병을 만나 침체기에 빠졌다. 2016년 2,330억원에 달했던 연매출은 지난해 1,81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2017년에는 11년 만에 손실을 기록한 뒤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사정도 낙관적이지 않다. 올해 2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전년과 엇비슷한 875억원 수준이며 1억원의 영업손실과 25억원의 당기순손실이 쌓여 있다. 전체 실적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내수 시장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토니모리는 80%의 수익을 내수에서 얻고 있다. 하지만 순항하고 있는 해외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영업점이 줄며 제품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 2016년 687곳이던 영업점은 지난해 595개로 축소됐다. 작년에만 84곳이 문을 닫았다. 최근 온‧오프라인 수익쉐어 모델 ‘픽스토어’를 시행하게 된 데서도 영업점 이탈 방지에 대한 고심이 묻어난다.

이와 관련 토니모리 관계자는 “컨시크 등 신규 브랜드 출시를 통해 토니모리 브랜드 파워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온라인, H&B, 홈쇼핑 등 유통 채널을 다변화하고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등 여러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난 7월 천안 물류센터 매각으로 마련된 재원 250억원은 신규 브랜드 육성과 미진한 해외시장 개척, 기존 매장 환경 개선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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