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테마주로 관심을 끌었던 양지사가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으로 '투자주의환기종목'에 지정됐다. / 양지사 홈페이지 갈무리
애국 테마주로 관심을 끌었던 양지사가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의견으로 '투자주의환기종목'에 지정됐다. / 양지사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PD수첩’으로 유명한 양지사의 투자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신외감법 도입 후 코스닥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 내부회계관리제도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 내부회계 ‘비적정’… 두 달 잔치로 끝난 ‘애국 테마주’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애국 테마주로 떠오른 양지사가 난관에 봉착했다. 안정적인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보유하고도 신외감법 회계 기준을 맞추지 못한 게 화근이 됐다. 지난 24일 코스닥시장본부는 양지사의 소속부를 기존 중견기업부에서 투자주의환기종목(소속부없음)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투자자들에게 투자 유의를 알리는 경고음이 울린 셈이다. 2011년 5월부터 시행된 ‘투자주의환기종목규정’은 상장사의 기업 건전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기업부실위험 선정기준’에 따라 지정한다. 전년도 감사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매년 5월 정기 지정되기도 하지만,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 등에서 취약점이 밝혀지거나 하면 수시 지정되기도 한다.

양지사의 경우가 후자에 해당한다. 24일 공시된 양지사의 전년도 감사보고서를 보면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 비적정 등 여부’에 대해 이 회사는 ‘해당’ 판정을 받았다. 종전까지 내부회계관리제도는 단순 ‘검토’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신외감법이 도입되면서 ‘감사’로 평가 기준이 강화됐다.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시스템이 취약한 코스닥 시장에서는 내부회계관리제도 준비 미흡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려왔다.

특약 매입 산출과 성과급 지급 시기가 문제가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영풍문고 특약 매입 매출의 인식 방식을 두고 내부적으로 설왕설래가 오간 끝에 ‘총액’으로 인식했는데, 감사인은 이를 ‘순액’으로 판단했다. 양지사 관계자는 “특약비(12억5,000만원)가 금액이 크다보니 감사인이 이를 수정사항으로 짚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지급된 성과급도 지급 시기를 6월로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문제가 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발생한 결과”라면서 “현재는 수정 사항 반영을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년 감사 때는 좀더 신중을 기하도록 해 2년 연속 비적정 판정을 받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사유가 2년 연속 발생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영업활동 등에서의 비리나 분식 사유가 발생한 건 아니지만,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은 곧바로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 25일 양지사의 주당 가격은 전일 대비 11.52%(1,400원) 감소한 1만750원에 장 마감했다. 양지사는 반일 정서 속에서 지난달 한때 주가가 3년 만에 최고가인 1만6,750원까지 뛰었다. 불과 두 달도 안 돼 애국 테마주 후광이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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