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프로야구에 명함을 내민 첫해 좋은 성과를 남기게 됐다. /뉴시스
키움증권이 프로야구에 명함을 내민 첫해 좋은 성과를 남기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이하 히어로즈)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처음 KBO리그에 이름을 내걸었던 키움증권이 첫해를 성공적으로 장식하게 됐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1월 히어로즈와 연간 100억원 규모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5년. ‘넥센 히어로즈’가 9년여의 역사를 뒤로한 채 사라지고 ‘키움 히어로즈’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모기업 없이 순수 야구구단으로 운영되고 있는 히어로즈가 스폰서 계약에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와 달리 대규모 장기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하지만 이 같은 새 출발을 향한 시선엔 기대 못지않게 우려도 상당했다. 앞서 히어로즈가 일으켰던 많은 사건·사고 때문이다.

히어로즈는 전 구단주이자 상징적인 존재였던 이장석 전 대표가 횡령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야구계에서 퇴출됐다. 이와 함께 구단 운영상의 각종 난맥상이 드러났고, ‘뒷돈 트레이드’가 적발되며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또한 핵심선수들이 성폭행 혐의로 입건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끊이지 않았다. 이로 인해 키움증권이 거액을 투자해 히어로즈와 손을 잡았다가 본전도 찾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키움 히어로즈 출범 초기에도 잡음은 계속됐다. 축구계 출신 유명인사를 새 단장으로 전격 영입했는데, 그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의혹이 제기되며 이내 물러나고만 것이다.

결과적으로 키움증권의 프로야구 진출은 성공적이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1·2위가 더 압도적인 성적을 낸 탓에 순위가 다소 밀렸을 뿐, 역대 정규리그 3위 중 최고 승률을 남겼다.

단순히 순위 뿐 아니라 전반적인 내용 및 성과도 만족스러웠다. ‘역대급 용병’으로 우뚝 선 제리 샌즈를 비롯해 용병선수들이 제몫을 해줬고, 투타가 고르게 균형을 이루며 전력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등 간판선수들이 건재한 가운데 유망주들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키움 히어로즈는 별다른 사건·사고 및 잡음 없이 정규리그를 마쳤다.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큰 홍역을 치른 바 있기에 ‘무사고’로 시즌을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포스트시즌에서의 좋은 성적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키움 히어로즈는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투타에 걸쳐 좋은 전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한국시리즈 진출 및 우승도 내심 노려볼 수 있다. 특히 키움증권 입장에선 ‘야구마케팅’의 효과를 가을까지 더 길게 누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첫해가 남긴 숙제도 뚜렷하다.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홈경기에 총 45만3,886명이 찾아 가장 적은 관중 수를 기록하게 됐다. 경기당 평균 관중 수가 6,304명에 불과하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인기가 전반적으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관중 수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키움증권이 프로야구를 통해 더 큰 효과를 누리기 위해선 관중 수를 늘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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