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잠수함탄도미사일 북극성 3형. /노동신문-뉴시스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잠수함탄도미사일 북극성 3형. /노동신문-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8일(현지시각) 회의를 열고 주요 지역에 대한 언론성명을 발표했지만,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상임이사국이자 유엔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미온적 움직임 때문이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번 안보리 회의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들 주도로 시작했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프랑스 대사는 “안보리는 북한의 도발행위를 거듭 규탄한다”며 “북한의 행위는 명백한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영국과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들도 북한의 SLBM 발사에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안보리 차원의 성명 채택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미국이 관련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보리 성명 채택은 상임이사국인 영국, 프랑스, 미국, 중국, 러시아의 영향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북한제재에 부정적인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려면 미국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북한과 실무협상이 진행 중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협상을 지켜보자”며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한 입장을 유보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 SLBM 발사가 안보리 중요 의제로 부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다. 앞서 청와대 안보실 차원에서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을 뿐, 외교부는 이번 유럽 6개국의 북한 도발 규탄 성명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후 첫 공개행보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달 10일 초대형 방사포 사격 참관 이후 한달여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인민군 산하 농장을 시찰하며 자력갱생을 위해 과학기술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반면 비핵화나 북미 실무협상에 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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