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35% 렌털 기업 시너지 기대… 수익성 개선 가시화되면 추가 인수 가능성도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했다. 사진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 /뉴시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했다. 사진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대해 개선책이 미진하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를 시작으로 이종(異種)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웅진코웨이가 국내 1위 가전렌털 기업인만큼 구독경제 사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하면 넷마블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넷마블을 선정했다. 넷마블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하고 있는 웅진코웨이 지분 25.08%를 1조8,300억원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이 올해 초 넥슨 인수에 참가했던 만큼 게임사업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업계는 웅진코웨이 인수 소식에 당혹스러운 분위기였다. 

그러면서 중국 게임의 한국 정착과 판호 심사 중단, 게임 질병코드 등록 등으로 국내 게임 시장의 정체가 길어지자 넷마블도 김정주 NXC 대표와 같이 이종사업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넷마블이 첫 이종사업 진출을 위해 웅진코웨이를 선택한 배경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몸집이 커지고 있는 구독경제와 연관이 있다. 

결제 솔루션 기업 주오라가 최근 발표한 구독경제 지수에 따르면 글로벌 구독경제 지수는 지난 2011년 100에서 지난해 322까지 올랐다. 오는 2020년에는 5,300억달러(한화 약 600조원)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렌털 시장 규모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KT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 5조원대를 유지했던 이 시장은 지난해 7조6,000억원까지 올랐고 오는 2020년에는 10조7,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도 지난 14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게임산업의 한계나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웅진코웨이에 투자한 것이 아니다”라며 “좋은 사업기회가 있어서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구독경제에 진입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넷마블은 보유하고 있는 ICT 기술과 웅진코웨이의 제품력·영업능력이 더해지면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카밤, 잼시티, 엔씨소프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IT·연예분야에 약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해왔다”며 “앞으로 이종사업뿐만 아니라 게임사 인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는 중단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현재 웅진코웨이는 정수기·청정기·비데 등 가전렌털 사업으로 점유율 35%를 기록하며 국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권에서 200여개에 달하는 지역 계정도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도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웅진코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계정으로 게임산업의 신시장 발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오는 2020년 웅진코웨이의 당기순이익이 4,000억원대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인수 지분 비율만큼의 실적이 반영되면 넷마블은 예상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추가하게 된다. 

양사 인수합병 성사 이후 오는 2020년 1분기부터라도 수익성 개선 효과가 가시화된다면 넷마블이 다음 인수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인수가 먼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 추이를 볼 때 웅진코웨이 인수는 적절했던 것으로 본다”며 “두 기업이 각자도생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인다면 이종사업 진출을 망설이는 다른 IT기업들에게도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