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3일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다자외교전에 돌입한다. 한국의 외교지평을 넓히고 국제사회 기여도를 높이는 한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 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또한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회담을 통해 막혀있는 한일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1월 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태국 방콕을 방문한다. 4일 오전 아세안+3 정상회의에 이어 오후 동아시아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하고, 또한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등 여타 국가들의 지역협력 구상 간 협력의지를 표명할 방침이다.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에는 멕시코 방문과 APEC 정상회의가 기다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먼저 11월 13일 멕시코를 공식 방문해 한-멕시코 정상회담을 갖는다. 멕시코는 우리의 중남미 제1의 교역국이자, 우리의 태평양 동맹(PA) 준회원국 가입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멕시코 일정을 소화한 뒤 문 대통령은 곧바로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칠레로 이동한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사람과 사람 연결, 미래 만들기’라는 주제로 개최되며 참석 정상들은 ‘포용적 성장 및 지속가능 성장’ ‘APEC의 미래’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APEC 창설 30주년을 맞이해 미래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된다. 한국은 2005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2025년 두 번째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다자외교의 핵심 포인트는 아세안을 포함한 국제사회 외교지평 확대가 첫 번째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초기부터 아세안을 한반도 주변 4강과 버금가는 중요한 협력대상으로 설정한 바 있다. 특히 11월 25일부터는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를 부산에서 개최, 아세안 국가들과의 본격적인 교류협력 확대의 신호탄을 쏘게 된다.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는 문재인 정부에서 주최하는 최대규모의 국제회의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동력을 이어가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올해 초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최근 스톡홀름에서 어렵게 실무회담이 성사됐지만,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북미협상이 진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냉각된 한일관계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일본 역시 아세안+3과 APEC 회원국으로, 아베 신조 총리의 참석이 예상되고 있다. 한일 정상 모두 관계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아베 총리와 면담을 하고 돌아온 이낙연 총리는 “일본의 태도가 변하지 않은 것도 있고, 약간의 변화 기미가 엿보이는 것도 있었다”고 했다. 미국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종료 결정 재고를 거듭 요청하는 등 관계개선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다만 청와대 안팎에서는 당장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과거사와 통상교섭 문제를 연관시킨데 있어 양국 간 입장차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있느냐’는 질의에 “국제회의에 오는 정상들을 다 (정상회담 조율 대상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어떤 나라와 가능성이 높고, 또 어떤 나라는 가능성이 낮다고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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