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캐피탈이 순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이구찬 대표(사진)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농협금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농협캐피탈이 올해 들어 주춤세를 보이고 있다. 올 3분기까지 순이익은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점과 비교되는 성적표다. 이에 올 연말 임기를 앞두고 있는 이구찬 대표의 어깨도 부쩍 무거워졌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5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3,9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9.4% 증가한 규모로, 지주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전년 대비 27.6% 증가한 1조1,922억원의 실적을 내며 전체 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이익이 늘어난 곳이 있는 반면, 감소세를 보인 곳도 적지 않았다. 농협캐피탈은 후자다. 농협캐피탈은 3분기 누적 순이익 402억원으로 전년대비 3.4% 줄어들었다. 

농협캐피탈은 최근 몇 년간 성장세를 이어오던 계열사다. 지난 2008년 농협그룹으로 편입된 후 외형을 불려왔다. 2011년 1조3,000억원 수준이던 자산은 매년 불어나 2017년 말에는 4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자산은 4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익 성장세도 주목돼 왔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년대비 33% 증가한 47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지난해 회사채 신용등급이 A+에서 AA-로 상향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선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올 상반기 순이익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치더니 3분기 누적 순이익이 뒷걸음질을 쳤다. 이에 대해 농협캐피탈 관계자는 “산업재 금융 부분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피탈 업황은 갈수록 녹록지 않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가 하향세로 돌아서 조달비용에 대한 부담이 낮아지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고금리 영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기 어려워진 실정이다. 주요 먹거리 분야인 자동차금융의 경우, 신규 사업까지 등장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캐피탈의 경영진의 실적 관리 부담은 한층 더 높아진 모양새다. 농협캐피탈은 지난해 말 이구찬 대표가 경영 지휘봉을 잡고 이끌고 있다. 이 대표 1987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30년간 농협에서만 몸 담아온 인물이다. 여신·수신·자금 업무를 두루 섭렵한 경력을 인정받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그는 취임 후 자산건전성 관리 등 경영 체질 개선에 신경을 써온 것으로 알려진다. 고정이하채권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는 개선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농협캐피탈의 고정이하채권비율은 1.68%로 전년 동기(1.81%) 보다 -0.13% 포인트 개선됐다. 

아직까지 실적 면에서 있어선 큰 두각을 드러내진 못하는 분위기다. 물론 단기간의 실적만 가지고 경영 리더십을 평가하긴 섣부르다. 다만 임기가 조만간 만료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실적 부담을 완전히 떨쳐내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 사장의 임기는 연말 만료된다. 농협금융 계열사 대표이사의 공식 임기는 1년이다. 이후 재선임을 통해 1년 단위로 임기가 연장되는 구조다. 취임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은 만큼 업계에선 그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인사는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과연 그가 연임 시험대를 통과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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