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용(오른쪽) 국회 부의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출신 의원 모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승용(오른쪽) 국회 부의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출신 의원 모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안철수계 7명, 유승민계 8명의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대표 유승민)'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탈당 시점을 놓고 변혁 내부에서 계파 간 이견이 드러난 가운데, 손학규 대표의 사퇴 보증 여부가 본격적인 결별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의 한 호남계 중진의원은 28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손학규 대표는 빅텐트에 의한 제3지대 신당이 출현할 때까지만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변혁에 동참하는 국당계 의원들은 손 대표만 퇴진하면 빅텐트에 동의하고 유승민계와 행동을 통일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22일 바른미래당 국민의당계 의원 16명 전원은 당권파·변혁 등 계파 구분 없이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바른미래당의 진로를 모색했다. 유승민 대표가 12월 탈당을 공언하고 신당창당 행보에 나선 마당에 국민의당계만 따로 회동한 것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선 변혁 내부의 균열 조짐으로 해석했다.

실제 변혁 안철수계는 7명 중 권은희(광주 광산을) 의원을 제외한 6명(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이 비례대표인 만큼, 당 차원의 출당 없이 자의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부담이 있다. 손 대표가 이들의 출당을 허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8명 전원이 지역구 국회의원인 유승민계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또 구심점인 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유승민계와 정치적 생명을 걸고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정례 회동을 약속한 만큼, 내일(29일)도 만남을 이어간다. 이 중진의원은 "변혁 안철수계 의원들로부터 (유승민계와 행동을 통일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른 호남계 중진의원은 "그동안 우리들이 너무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국당 의원들간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자리로 보면 된다"며 "그러다보니 일부가 변혁으로 간 것이 아닌가. 다같이 만나 신뢰를 회복하면 결국 공통된 인식이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그는 손 대표 총선 단독 체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당에 한 사람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이같은 의견에 대해선 당권파도 같은 입장이다. 당권파 관계자는 "손 대표 체제로 총선을 하겠다는 생각은 저부터도 없고, 손 대표 본인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날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운 정당의 대표자가 돼 국민에게 희망을 줄 인사를 모실 것"이라며 "새로운 대통합 개혁정당이 다음 총선에서 정치구조개혁의 깃발을 들고 승리의 길을 나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가 제3지대의 초석을 닦는 역할을 자신이 지켜내야 할 가치라고 천명한 만큼, 이 과정이 마무리되는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명예롭게 퇴진하고자 하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손 대표의 대표직 사퇴 시점 내지는 사퇴 시점의 정확한 보증 여부에 따라, 변혁 안철수계의 정치적 결단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변혁 안철수계 한 의원은 "이제까지는 손 대표께서 대표직을 물러날 것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일환으로 당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변혁 모임이 만들어졌던 것"이라며 "손 대표가 문병호 최고위원 탈당으로 동요하고, 본인의 거취 부분에서 다른 판단(사퇴)을 내릴 어떠한 언질을 준 시점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 대표가 사퇴할 경우 유승민계와 결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실제로 손 대표가 사퇴할지 보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가정해서 대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다만 변혁 모임 자체가 손 대표의 리더십 부재로 같이 한 모임이기 때문에 손 대표가 자리를 내려왔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당권파 측 국민의당계 의원은 "변혁 안철수계 의원들은 손 대표의 퇴진까지 변혁과 행동을 보조하고, 그 이후는 별개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 분들은 우선 손 대표의 퇴진을 (논의의) 시발점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의견을 모으는 작업이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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