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타다’를 불법이라 판단하고, 대표 및 법인을 기소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거센 반발과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타다’가 결국 중대한 존폐기로를 마주하게 됐다. 검찰이 ‘타다’를 불법으로 판단하고 기소 조치한 것이다. ‘타다’ 측은 규제해소에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재판부의 새로운 판단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여러모로 상황이 악화됐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지난 28일 ‘타다’를 불법 콜택시 사업으로 규정하고,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타다’ 운영사 VCNC의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 그리고 쏘카 및 VCNC 법인이 불구속 기소됐다.

혐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들이 내세운 법적근거는 시행령에 포함된 예외조항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엔 11인승 이상 15인승 승합차를 렌트할 경우 운전기사 알선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하지만 택시업계 등은 ‘타다’가 운수사업을 위해 필요한 면허를 취득하지 않은 채 입법취지를 악용한 편법에 기대 사업을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이에 지난 2월 ‘타다’ 측을 검찰에 고발했고, 최근까지도 각종 대규모 집회·시위를 이어왔다. 또한 이 과정에서 일부 택시기사들이 분신하는 일까지 벌어진 바 있다.

택시업계의 고발 이후 검찰은 이례적으로 국토교통부의 의견을 묻는 등 신중하게 수사를 벌여왔다. 기존 산업과 새로운 산업의 충돌이자, 각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타다’가 불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타다’의 성격을 렌터카가 아닌, 유사택시로 본 것이다. 검찰은 ‘타다’가 사실상 콜택시와 같은 영업을 하고 있고, 이용자들 또한 렌터카가 아닌 택시로 여기고 있다며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기소에 대해 씁쓸한 심정을 밝혔다. /뉴시스

이로써 ‘타다’는 최근 잇단 악재에 이어 더욱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게 됐다. 사실상 존폐기로에 서게 된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타다’는 초기만 해도 카풀논란에 가려있었고, 고품질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카풀서비스 추진이 잠정 중단되며 택시업계의 타깃이 ‘타다’로 옮겨왔고, ‘타다’ 측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신규 모빌리티 사업의 안착을 위해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했고, 실무 논의기구를 구성해 신속한 법 개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실무 논의기구에 참가한 ‘타다’는 홀로 신중론을 고집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업을 적극 확장하며 급기야 국토교통부로부터 엄중한 경고를 받았다. 이달 초 출범 1주년을 맞은 ‘타다’가 ‘1만대 운행’ 계획을 발표하자, 국토교통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타다’의 법적 근거를 손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타다’는 즉각 증차 계획을 철회하고, 택시업계와의 상생 및 원만한 법 개정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타다’가 백기를 든 것으로 여겨졌는데, 여기에 더해 검찰 기소까지 이뤄지면서 ‘타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이처럼 검찰이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기소하자 이재웅 쏘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씁쓸한 심정을 드러냈다.

먼저 이재웅 대표는 “대통령은 법으로 금지되지 않은 것은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포괄적 네거티브제도로 전환하고 규제의 벽을 과감히 허물어 우리 AI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시키겠다고 오늘 이야기하고, 오늘 검찰은 ‘타다’와 쏘카 그리고 두 기업가를 불법 소지가 있다고 기소했다”며 검찰의 기소를 규제해소 문제와 연결 지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법에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고, 경찰도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국토부도 1년 넘게 불법이니 하지 말라고 한 적 없다”며 “(타다는) 130만명이 넘는 이용자와 9,000명에 이르는 드라이버를 고용하는 서비스이자 현실에서 AI기술을 가장 많이 적용하는 기업 중 하나인 모빌리티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할 말은 많습니다만 하지 않겠다”며 “국민의 편익에 대한 요구와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세상은 변하고 있다. 저와 박재욱 대표, ‘타다’와 쏘카는 앞으로 재판을 잘 준비해나갈 것이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제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중대한 사안인 만큼, 어떤 결과가 내려지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원에서도 불법 판결이 내려질 경우, ‘타다’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그만큼 치열한 법적 공방 또한 예상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